
전북 진안군 진안읍 외사양마을이 조합원 모두에게 매달 마을 자치연금 5만원씩을 지급하는 특별한 도전에 나서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진안군 제공
1월부터 조합원 38명에 마을 자치연금 지급···외부 지원 없이 공동체 수익금으로 충당
“체험행사와 숙박시설 운영을 통해 난 수익으로 올해부터 모든 조합원에게 월 5만원씩 자치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평가에서 체험·숙박·음식 부문 모두 1등급을 받으며 2025년 ‘으뜸촌’으로 지정된 후 1월부터 자치연금을 지급하고 있는 전북 진안군 진안읍 외사양마을 김진국 외사양영농조합법인 위원장(74)의 말이다.
2003년 명승 제12호로 지정된 마이산에서 진안읍 방향으로 뻗은 야트막한 구릉지 아래에 자리 잡고 55가구가 모여있는 진안군 진안읍 외사양마을 주민들이 ‘마을 자치연금’에 도전장을 냈다.
마을기업에서 번 돈으로 주민들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자치단체가 참여해 민관이 절반씩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지원 없이 주민 힘으로만 해결하는 방식이다.
특히 기존 일부 연령층이나 소득 기준에 따라 제한적으로 운영되던 다른 지역의 마을 연금제도와 차별화된다.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매월 말일 5만원씩 지급하는 연금 재원 100%를 마을공동체 수익금에서 충당한다.

전북 진안군 진안읍 외사양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마을에서 수확한 고구마로 고구마 경단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진안군 제공
‘마을 자치연금’이 시작된 비결은 바로 조합원들의 직접출자였다.
2015년 전북형 농촌관광거점마을육성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농촌체험마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참여를 원하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1인당 490만원씩 출자를 받았다. 이 출자금으로 체험과 숙박시설을 만들었고, 2019년 농촌체험 휴양마을로 지정되며 마이산을 중심으로 체험 행사와 숙박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영농조합법인은 마을 55가구 중 법인 가입을 희망한 38가구의 세대별 대표 1인으로 외사양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공동체를 꾸려가고 있다. 마을 기업 매출은 2022년에 1억 6000만원을 달성한 데 이어 2024년 2억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마을 자치연금 5만원울 받은 이문영씨(80)는 “함께 벌어서 나누니 너무 좋고, 병원비나 약값 등으로 보탤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했다.
전춘성 진안군수는 “외사양마을의 자치연금 지급은 마을의 자립과 상생을 기반으로 한 매우 모범적인 사례”라며 “지속적인 공동체사업을 통해 더 많은 농촌마을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