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0년 5월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대면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발 관세 압력에 반격 태세인 중국이 구글과 엔비디아에 이어 인텔을 겨냥한 조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빅테크를 조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 카드로 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FT는 중국 규제 당국이 인텔에 대한 공식 조사를 검토 중이라고 익명의 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인텔 전세계 매출의 29%를 차지한 최대 시장이다.
앞서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날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발효한 직후 이뤄져 보복성 조치로 해석됐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구글 상대 조사는 2019년 시작됐지만, 수년 동안 보류됐다가 대중 관세를 공언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인 지난해 12월 재개됐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같은달 엔비디아를 상대로도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당국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사용하는 오포, 샤오미 등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피해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둘 전망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텔에 대한 조사 착수 여부는 미·중 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조사 성격도 아직 불분명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류쉬 연구원은 이같은 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부과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 일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류 연구원은 “반독점 조사를 무역 협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중국 기업 보호를 위해 최선책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이날 0시부터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막바로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해 10~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4시간 안에 통화하겠다고 했으나, 이날은 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보복 관세 움직임에 대해 “괜찮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