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5일 오전 제주행 비행기에서 바라본 전남 나주 지역 산과 들이 눈으로 덮여 있다. 연합뉴스
절기상 대한(大寒)이었던 지난달 20일 전후로 이상고온 현상이 5일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한(小寒)이었던 5일이 포함된 지난달 둘째주 기온이 낮았던 탓에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들어맞은 셈이 됐다.
기상청은 5일 발표한 1월 기후특성에서 지난달 13일 이후 대륙고기압이 약화되고,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으면서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24일에는 전국 평균 일최고기온이 10.5도까지 오르는 등 이상고온이 5일 동안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상고온 발생일은 19일(9.4도), 22일(9.2도), 23일(10.1도), 24일(10.5도), 25일(9.2도) 등이다. 이상고온은 해당일 일 최고기온이 1월 최고기온 중 상위 10% 안에 든 경우를 말한다.
1월 초에는 기온이 평년 수준이었으나 소한이 낀 주의 금요일이었던 10일쯤에는 한파가 찾아왔다. 이어 13일 이후는 기온이 크게 올랐고, 28일부터는 다시 대륙고기압이 강화되면서 기온이 떨어진 바 있다. 기상청은 절기상 대한과 소한에 관한 속담처럼 소한(5일)이 있던 주에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가 중순부터 따뜻해져 대한(20일)이 있던 넷째 주에는 기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0.2도로 평년(영하 0.9도)보다 0.7도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1973년 이래 1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달 일 평균기온이 가장 낮았던 날(9일·영하 7.5도)과 제일 높았던 날(26일·영상 3.6도) 간 일 평균기온 차는 11.1도에 달했다. 1973년은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한 시기다.
기상청은 이 같은 지난달의 기온 변화는 북극진동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1월 상순에는 음의 북극진동으로 고위도의 찬 공기가 동아시아로 남하하면서 찬 대륙고기압이 발달했고, 중순 이후 양의 북극진동으로 전환되며 기온이 오른 것이다. 북극진동은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음의 북극진동일 때는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남하하기 쉽고, 반대로 양의 북극진동일 때는 남하하기 어렵다.
지난달 강수량은 16.8㎜로 평년(26.2㎜)의 68.2% 수준이었다. 전국 눈 일수는 9.7일로 평년(6.2일)보다 3.5일 많았다. 이는 역대 3위에 해당한다. 내린 눈의 양은 14.5㎝로 평년(10.5㎝)보다 4.0㎝ 많았다. 이는 역대 12위에 해당한다.
한국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12.1도로 최근 10년(2016∼2025년) 평균(11.9도)을 0.2도 웃돌았다. 이는 최근 10년간 1월 해수면 온도 중 4번째로 높은 온도다.
기상청은 지난달 27~29일 설 연휴 중 대설특보가 발효되는 등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온 것은 1973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