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 산재 인정, ‘노동자성 인정’에 달렸다

김지환 기자
MBC 기상캐스터였던 오요안나씨. 오씨 SNS 갈무리

MBC 기상캐스터였던 오요안나씨. 오씨 SNS 갈무리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씨 사건에서 오씨의 노동자성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씨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판정되면 오씨 사망이 산재로 인정될 수 있고, MBC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수사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5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답변서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망사고가 산재에 해당된다면 산안법 위반 내용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게 된다”고 밝혔다.

오씨는 2021년 5월 기상캐스터 일을 시작할 당시 MBC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다.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는 예술인 산재보험 임의가입 대상이지만 오씨는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진 않았다. 다만 업무 과정에서 MBC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점 등이 확인돼 노동자로 인정되면 일반 산재보험 소급가입이 가능하다.

유족은 출·퇴근 관리가 있었고, 기상캐스터들이 소속된 과학기상팀에 선후배 관계가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오씨가 ‘무늬만 프리랜서’였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오씨가 보도국 간부로부터 대본을 검토받았으며 승인된 내용을 토대로 방송을 했다는 게 유족 측 설명이다.

방송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이들이 근로감독을 통해 노동자로 인정된 전례도 있다. 노동부는 2021년 12월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 보도, 시사·교양분야 방송작가 363명 중 152명에게 노동자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프리랜서 방송작가, PD, 아나운서 등이 노동자라는 노동위원회 판정, 법원 판결도 잇따르고 있다. CJB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다 해고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학 PD는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2021년 최종 승소했다.

산안법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도 대통령령으로 정한 직종에 한해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는 산안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산안법과 달리 중대재해처벌법은 보호 대상을 ‘계약 형식에 관계 없이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정하고 있어 기상캐스터도 중대재해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노동부는 “경찰서에 (MBC의)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수사해달라는 의뢰가 있다고 알고 있다”며 “이 사건이 노동부로 정식 이첩될 경우 사실관계 확인 등 내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노동부는 오씨의 노동자성 여부, 오씨 사망과 직장 내 괴롭힘 간 인과관계 등을 조속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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