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대통령 ‘달그림자’ 발언에…“내란을 한여름 밤 꿈으로 만드나”

박용하 기자    신주영 기자

“아무 일 없었다는 건가”

“완벽한 암흑사회로 전락했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변론에서 “지난 계엄 당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자 야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내란을 한여름 밤의 꿈으로 만들려 한다”고 윤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내란 피고인이나 그 관련자들이 내란 사태를 희화화하고 장난으로 만들려고 하는 거 같다”라며 “‘달그림자’니 ‘아무 일도 없었다’느니, 이런 식으로 하다간 ‘한여름 밤의 꿈’ 정도로 만들려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해 군·경 지휘관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두고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지시를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어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것을 쫓아가는 그런 느낌을 좀 많이 받았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 대표는 “환율이 폭등해서 이 나라 모든 국민들이 재산 7%씩 날라가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인가”라며 “내란을 획책한 그들이 너무나 부실해서 다행이었지 단 한 발의 총성이라도 들렸다면, 단 한 번의 주먹질이라도 시작됐다면 이 나라는 완벽한 암흑사회로 전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 아니라 심각한 일이 있었고, 지금도 계속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그날 밤 온 국민이 목격한 계엄군의 난동은 신기루였단 말인가”라고 윤 대통령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언제까지 궤변을 국민이 듣고 있어야 하는가”라며 “윤석열은 더 늦기 전에 국민께 사과하고 법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당내 다른 인사들도 날선 비판을 내놨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은 이루지 않았다 해도 모의하고 실행에 옮기려고 했으면 엄연히 범죄가 된다는 걸 (윤 대통령) 본인도 잘 아실 것”이라며 “국격이 자꾸 추락하는 것 같아 국민들이 더 답답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염태영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이 정상이 아니라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생각이 윤석열에 대한 가장 상식적이고 명쾌한 평가일지 모른다”고 적었다.

민주당은 이날 탄핵 정국에서의 정책 협력을 거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재명 대표는 “옛날 중국에서는 궐 안에서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집단을 여당이라 했고, 궐 밖에서 들판에서 견제하는 세력을 ‘들 야’자를 써서 야당이라 했다”라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야당 발목을 잡고 뒤통수 치고, 엉뚱한 핑계대고 거짓말하고 나라 살림엔 관심 없고 어떻게 하면 야당 골탕먹일까 이런 생각만 하고 있는데 도저히 여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생각하다 나는 (국민의힘은) ‘산당’이라고 했다”라며 “산 위에서 가끔씩 출몰하며 세상 사람들 괴롭히는 산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년 야당도 이러진 않았다”라며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해가며 무조건 반대하는 태도로 어떻게 나라살림을 하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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