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LG CNS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기대를 모은 LG CNS가 코스피 상장일 약 10% 하락하며 부진한 데뷔전을 치렀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 CNS는 공모가(6만1900원) 대비 9.85% 하락한 주당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CNS는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최상단으로 공모가가 확정되고 일반청약에서 증거금만 21조원 넘게 모으며 ‘따블(공모가 대비 두 배 상승)’은 물론, 시가총액도 약 6조원(공모가 기준)을 넘길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날 단 한 번도 공모가를 넘기지 못하고 오히려 낙폭이 가팔라지면서 시총도 5조4062억원에 그쳤다.
이번 공모물량의 절반에 달하는 맥쿼리자산운용의 구주매출(기존 주주가 가진 지분을 공모하는 것) 부담이 컸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으면 상장을 하더라도 회사를 위해 쓸 수 있는 자금은 제한돼, 상장 시 주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앞서 CNS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2020년 맥쿼리자산운용 측에 5년 내 상장을 조건으로 지분 35%를 매각했고, 이번 상장으로 맥쿼리 측은 투자 지분 일부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성장성 역시 시장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전산서비스를 전담하는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CNS는 최근 인공지능전환(AX) 등에 주력하고 있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내부거래(특수관계자 거래) 매출이 약 62%에 달할 정도로 높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IPO 시장이 위축된 데 이어 ‘대어’로 꼽힌 CNS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뻥튀기’ 상장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상장해 5일 기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종목은 백종원의 더본코리아를 포함, 40개(이전상장·스팩·분할 후 상장 제외)에 달한다. 이 기간 전체 상장 종목의 71%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던 IPO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IPO 부진에 대해 “높은 가격으로 수요 예측에 참여하는 시장 과열로 공모확정가 수준이 급등하며 벌어진 부작용”이라며 “4분기를 지나며 시장이 본연의 시장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뻥튀기’ 상장을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IPO 제도 개선안은 2분기부터 순차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