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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11월 작성 메모에 “이석기, 최재영”

이창준 기자    고희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이준헌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주요 인사 체포조 운영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1월 초 작성한 휴대전화 메모에 이미 알려진 체포 대상자 외에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최재영 목사의 이름도 포함된 사실이 5일 확인됐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기존에 알려진 체포 명단과 유사한 이름이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 검찰은 이 명단에서 이 전 의원과 최 목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통진당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통진당 내란선동 사건으로 구속돼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이 확정됐다. 통진당도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 정당해산심판에 의해 해산됐다. 최 목사는 2022년 9월 코바나컨텐츠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하고 이 장면을 촬영해 공개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을 불러온 인물이다.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이 계엄 선포 한달 전에 이미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를 준비했을 가능성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 결과 윤석열 대통령은 이 무렵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 전 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과 만나 비상계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 전 사령관은 검찰에 “김 전 장관이 자주 뒷담화 비슷하게 평판했던 인물들을 메모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비슷한 시기 여 전 사령관이 휴대전화에 ‘ㅈㅌㅅㅂ의 공통된 의견임. 4인은 각오하고 있음’이라는 메모도 적은 사실을 확인했다. ‘ㅈㅌㅅㅂ’는 정보·특전·수방·방첩사령관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포함한 4명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시 적극 협조할 의지를 적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여 전 사령관은 검찰에서 “비상계엄에 반대할 각오라는 의미”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전 사령관은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두 가지를 협조 요청한 것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며 “특정 명단에 대해서 저희들이 위치를 알 방법이 없으니 위치 파악을 좀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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