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2%…반년 만에 최고 상승폭
석유류·농축산물 값 뛰며 ‘빨간불’
관세 리스크에 향후 전망도 암울

넉 달 연속 1%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 들어 다시 2%대로 올라섰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린 데다, 국제유가도 오르면서 물가에 경고등이 켜졌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5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5.71(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2% 올랐다. 다시 2%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8월(2.0%) 이후 다섯 달 만이다. 상승폭도 지난해 7월(2.6%)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높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까지 떨어졌지만, 고환율 영향으로 조금씩 오르면서 12월 다시 2%에 근접했다. 11월 1.5%, 12월 1.9%에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올랐다.
특히 석유류가 7.3% 올라 지난해 7월(8.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전체 물가를 0.27%포인트 밀어올렸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른 데다, 지난해 석유류 가격이 떨어졌던 ‘기저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9% 높아졌다. 이 중 채소류가 4.4% 올랐다. 무(79.5%), 당근(76.4%), 배추(66.8%), 김(35.4%) 등이 많이 뛰었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다. 지난해 7월(3.0%) 이후 반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생활물가는 지난해 10월 1.2%까지 상승률이 떨어졌다가 11월 1.6%, 12월 2.2%, 올 1월 2.5%로 석 달 연속 오름세다.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지수도 각각 2.7%, 2.9% 높아졌다.
한국은행은 “환율이 물가상승률을 0.1%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통계청도 지난해 11~12월 환율 상승이 석유류 가격에 반영돼 올 1월 물가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평균 1393.38원이던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12월엔 평균 1434.42원으로 올랐다.
앞으로 물가는 고환율로 더 올라갈 수 있다. 진정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리스크’로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오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