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목소리 높인 여당·비명계…이재명 대세론 향해 ‘견제구’

이보라·박용하·민서영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위원장으로 당 ‘개헌준비특위’ 추진

민주당 김동연·김부겸·김경수도 “빠른 개헌을” 강조

대선 유력주자들 ‘선두 흔들기’ 효과 속 이 대표는 침묵

<b>법원 들어가는 이재명 대표</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공직선거법 위반 2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법원 들어가는 이재명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공직선거법 위반 2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야에서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먼저 당 개헌준비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자체 개헌안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비이재명(비명)계를 중심으로 개헌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는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다만 개헌론에는 ‘이재명 대세론’을 흔들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실제 개헌이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당 개헌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해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5일 기자들과 만나 “당 개헌특위가 내주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선 당 자체 개헌안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87년 헌법 체제가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권력, 의회의 과도한 권한 남용 등을 제어할 방법이 없어 지금의 사태가 초래된 것 아니겠나”라며 ‘양원제’를 제시했다.

국민의힘의 개헌 드라이브는 조기 대선 정국에서 개헌에 소극적인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를 압박하며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재의 조기 대선 판을 흔들 카드로 개헌 이슈를 꺼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대통령의 권한 분산과 함께 의회의 권한 남용 방지를 막는 방향의 개헌도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명계를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신3김’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탄핵 정국 초기에는 개헌을 언급하는 데 신중한 기류였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되고 탄핵심판도 속도를 내자 개헌 카드를 꺼내기 시작했다. 민주당 내에서 논의되는 개헌도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제 등 대통령의 권력을 내려놓는 방향으로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개헌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지난 대선 공약이었던 4년 중임 대통령제에 원론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추진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상황이다. 비명계에선 “대권이 가까우니 권력 내려놓기에 소극적인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개헌에 침묵하다 보니 비명계 주자들의 개헌론이 유력 주자인 그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책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민주당 한 의원은 “정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개헌이라는 주제를 피해갈 수 없는 만큼, 이 대표도 이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특히 유력 대선 주자들이 합의해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지는 불투명하다. 개헌은 국회의원 재적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해 민주당 동의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 쪽에서) ‘우리가 정권을 잡을 건데 무슨 개헌이야?’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여야가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난관이 봉착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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