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갈등이 가장 심각” 92%…절반 “정치 성향 다르면 연애 못해”

김송이 기자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갈등 해소’ 정부 신뢰 낮아

“지역갈등 심해” 71%나

시민 10명 중 9명 이상이 가장 심각하다고 여기는 사회갈등으로 ‘진보와 보수 사이의 정치적 갈등’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갈등을 해결해야 할 정부와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92.3%가 진보와 보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갈등(71.5%)이 심각하다는 답변도 많았다.

남녀 간 성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46.6%로 다른 갈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진은 ‘2023년 사회통합 실태조사’ 원자료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2023년에는 6∼8월 중 19∼75세 남녀 3950명을 상대로 면접 조사했다.

정치 영역의 갈등은 다른 사람과의 교제 의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함께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71.4%에 달했고,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연애나 결혼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도 58.2%를 차지했다.

집단별로는 여성, 노년층, 중졸 이하, 소득 1분위 집단 그리고 주관적 소득계층이 낮은 집단에서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술자리, 연애 및 결혼,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같이할 의향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사회갈등의 해결 주체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56.01%), 국회·정당(22.04%)에 이어 국민 개개인(9.16%), 언론계(4.45%)와 시민사회단체(3.34%), 기업(3.05%), 교육계(1.00%), 종교계(0.96%) 등 순으로 꼽았다.

그러나 해결 주체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았다. 행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41.9%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국회에 대한 신뢰도도 22.6%로 낮았다.

연구진은 “사회갈등을 완화하려면 갈등 당사자와 이해관계자, 시민이 사회갈등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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