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푸틴과 대화 가능”…‘희토류 개발’ 트럼프 언급엔 “열려 있다”

김희진 기자

희토류 대부분 접경지 매장

현 상황선 ‘거래’ 어려울 듯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라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 대가로 희토류 개발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24시간 내’로 공언해온 종전 시한을 ‘6개월 내’로 늘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쪽으로 회담이 시작될 수 있게끔 구애의 메시지를 내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과의 인터뷰 영상에서 필요하다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는 데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으면 어떤 느낌이 들 것 같냐’는 질문에 “만약 그것이 우크라이나 시민에게 평화를 가져다주고 사람들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우리는 분명 그 방법을 시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네 참여자”와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참여자’가 누군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25일 몰도바 마이아 산두 대통령과 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종전 회담을 한다면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푸틴)에게 친절하진 않을 것이다. 그를 적으로 여긴다”며 여전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직접 대화’ 발언에 대해 “지금까지는 ‘빈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일축했다고 AFP통신 등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군사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 희토류 개발을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우리 땅을 방어하고 무기와 제재로 적을 밀어내는 데 도움을 주는 동맹국들과 함께 자원을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열려 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는 엄청난 희토류를 갖고 있고 난 희토류를 담보로 원한다”고 밝혔다. 외교 문제 역시 실리를 따지는 ‘거래의 관점’으로 재편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대부분이 현재 러시아군 점령지나 최전선과 매우 가까운 지역에 매장돼 있어 현실적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거래가 성사되긴 수월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울프 크리스천 페스 선임연구원은 “아무도 (희토류를) 채굴하거나 가공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희토류를 개발하려면) 휴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우크라이나에 지속 가능한 평화가 없다면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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