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추 종양은 초기 증상이 일반적인 근육통과 비슷해 방치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직장인 A씨(45)는 최근 몇 주간 지속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단순 요통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통증이 점차 심해져 숙면을 방해하고 다리 저림 증상까지 동반되자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척추 종양’이라는 진단이 나온 A씨는 종양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인체의 기둥 역할을 하는 척추에 종양이 생기면 해당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발생 부위가 척추 주변이어서 초기에는 목이나 허리 등에서 흔히 경험하는 근육통과 구별하기 어려워 간과하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종양이 커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면 해당 신경의 지배 영역에 따라 팔 또는 다리의 저림과 감각 저하, 근력 마비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휴식 중이거나 가볍게 움직일 때도 통증이 심해지면서 여러 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척추 종양은 발생 부위에 따라 크게 척추뼈에 생기는 ‘척추뼈 종양’과 척수 및 신경에서 기원하는 ‘척수신경 종양’으로 나눌 수 있다. 발생 원인에 따라서도 구분하는데, 종양이 척추에서 처음 생겼다면 원발성 종양, 다른 장기에서 전이됐다면 전이성 종양에 해당한다. 또 유전질환에 따른 다발성 종양도 있다. 가장 흔한 형태는 전이성 종양으로 특히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이 척추로 잘 전이되며, 원발성 종양으로는 척추뼈에서 발생하는 골육종·척삭종과 척수 내부에서 자라는 성상세포종·뇌실막세포종, 그리고 경막 내 척수 외 부위에 생기는 수막종·신경초종 등이 있다.
종양 종류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지만 대부분은 수술을 통한 완전 절제가 예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특히 원발성 종양은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완전 절제가 어려울 경우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방사선 치료 등을 시행한다. 전이성 종양이라면 암을 전이시킨 원발암과 함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병행해 종양을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허준석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 종양은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등, 허리, 목 통증이 몇 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다리 저림처럼 다른 신경 증상으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척추 종양은 종양의 조직 특성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환자의 전신 상태와 종양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