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짓말 들통나자 ‘탄핵 공작’이라니, 윤석열 파면뿐이다

대통령 윤석열이 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작금의 상황을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당시 윤석열의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을 ‘공작의 시초’로 지목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소가 웃을 일이다.

윤석열은 계엄 당시 곽 전 사령관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사실도 거듭 부인했다. “의원을 끌어내라는 건 자기(곽 전 사령관)가 그렇게 이해했다는 거지, 제가 의원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다”고 했다. 심지어 “상부로부터 이행이 어려운 지시 받았을 땐 ‘부당합니다’ 이전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라고 해야 한다”며 곽 전 사령관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망언도 이런 망언이 없다.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부하들을 무능력자나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는 자가 군통수권자였으니, 지켜보는 국민들 낯이 후끈거릴 지경이다.

헌재와 국회에선 이날도 윤석열을 탄핵하고도 남을 증언이 쏟아졌다. 곽 전 사령관은 윤석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에서 특전사 대원들을 철수시키라고 지시받은 적 없다고 증언했다. 윤석열은 지난달 23일 4차 변론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가 나오자마자 (김용현 전) 장관과 (박안수) 계엄사령관을 즉시 불러 철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12·3 당시 윤석열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쪽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내란 국조특위에 나와 “윤석열이 자신을 부른 뒤 옆에 있던 관계자가 쪽지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비상입법기구는 이번 계엄이 국회 해산을 목적으로 했다는 핵심 증거다. 윤석열은 지난달 21일 헌재에서 “쪽지를 준 적도 없고 한참 있다가 언론 기사에서 봤다” 했고, 김 전 장관은 “내가 쪽지를 작성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최 대행과 윤석열의 발언이 상충된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할 수 있다.

계엄이 치밀하게 준비된 정황 증거도 추가됐다. 검찰이 확보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휴대전화에서는 “ㅈㅌㅅㅂ의 공통된 의견, 4인은 각오하고 있음”이라는 글귀가 지난해 11월 작성된 걸로 확인됐다. ㅈㅌㅅㅂ는 정보사·특전사·수방사·방첩사를 의미한다. 이 휴대전화에서는 체포 대상자 추정 명단에 우원식·이재명·한동훈 외에 김건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등이 적힌 메모도 발견됐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헌정을 파괴한 내란수괴의 궤변과 거짓말을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가. 헌재는 신속·엄정한 심판 진행으로 윤석열을 하루라도 빨리 파면해야 한다.

대통령 윤석열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 윤석열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 눈을 질끈 감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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