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연산 비용을 대폭 낮춘 인공지능(AI) 모델을 일반인들에게도 전격 공개했다. ‘가성비 AI’로 전 세계에 충격을 준 딥시크 ‘R1’ 모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구글은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2.0’을 5일(현지시간) 모든 이용자에게 공개했다. 제미나이 2.0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최신 AI 모델로, 그간 일부 개발자와 테스트 프로그램 대상자에게만 제공해왔다. 이날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격 공개한 것이다.

이번에 출시된 구글 제미나이 2.0 제품군은 대규모의 반복 작업에 최적화된 ‘플래시’, 코딩 성능에 중점을 둔 ‘프로 익스페리멘털’, 비용 효율을 강조한 ‘플래시 라이트’ 등이다.

제미나이 2.0 플래시는 제미나이 애플리케이션(앱)에 탑재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다른 두 모델은 개발자를 위한 AI 도구 ‘구글 AI스튜디오’와 기업을 위한 플랫폼 ‘버텍스 AI’를 통해 미리보기 형태로 제공된다.

구글은 제미나이 2.0 플래시 라이트를 플래시보다 더 가벼운 버전으로 “가장 비용 효율적인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딥시크의 AI 모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딥시크는 AI 연산을 좀 더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는 ‘멀티 헤드 잠재 어텐션(MLA)’ 같은 기술을 여럿 적용해 학습·추론 비용을 대폭 낮추는 데 성공했다. 오픈AI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미국 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 같은 연산용 하드웨어에 막대한 돈을 써가며 AI 모델을 개발해온 것과는 대조된다.

외신들은 제미나이 2.0 플래시 라이트가 100만토큰(텍스트의 최소 단위)당 0.019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추정했다. 이는 0.014달러 수준인 딥시크의 AI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대표적인 비용 효율 버전(0.075달러)보다 대폭 저렴하다.

한편 전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구글의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7%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구글의 핵심 사업 분야인 클라우드 부문 성장세가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