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쿠르스크 러 주민 이동 허용”···트럼프 휴전 압박에 유화책?

조문희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군이 점령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민간인의 이동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6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끝내라고 거듭 압박하는 가운데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AF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러시아 연방의 공식 요청에 응해 쿠르스크 지역으로부터 러시아 안쪽으로 이어지는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하지만) 우리는 그들(러시아)로부터 상응하는 요청을 받지 못했다. 러시아인들은 이러한 인도주의적 통로를 원치 않는 듯 보인다”면서 정작 러시아 당국이 자국민들의 안전에 무관심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일부 영토를 점령했다. 이곳의 러시아 민간인 1500여명은 러시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외부와 소통하지 못한 채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해당 지역 내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 통로 개설 제안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이번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는 등 추후 휴전 협상이 이뤄질 경우를 대비한 유화책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주도 ‘휴전안’의 존재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계획을 마련하지는 않았다”면서 “미국조차도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별도의 계획을 세울 수는 없다”고 현지 기자와 질의응답 과정에서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오는 14~16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 동맹국들에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과 관련한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그대로 두고,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내용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인 키스 켈로그는 해당 회의에서 종전 구상을 발표하진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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