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2월2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현역의원 하위 10% 통보를 받은 데 대한 재심신청 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문재인(친문)계와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을 향해 “지금 민주당이 친문·친명 나뉘어 싸울 때냐”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친문계와 친명계 인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을 통해 설전을 벌이자 “민주당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통합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친문·친명의 눈이 아니라 계엄 내란 추종 세력의 기세등등에 불안해하는 국민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정권은 정부정책 실패와 인사정책 실패를 반성하는 것이 당연하고,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에게 우선 책임을 묻는 것 또한 당연하다”며 “왜 우리는 그 둘 다를 인정하지 못하고 남에게 책임 떠넘기기 말싸움만 하고 있는 것일까”라고 적었다.
그는 친문계를 겨냥해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나 핵심 관계자였던 분들은 정책과 인사에서의 실패를 인정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기 바란다”며 “이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민주당 이전 정부의 자산과 부채, 공과 과 모두를 이어받겠다’고 말하고 당내 이견과 비판을 격려로 듣고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박 전 의원은 그러면서 “대북정책, 인사정책, 부동산정책에 실망해서 돌아선 국민들을 이재명 한 명에게 책임을 묻고 몰아세우는 것으로 민주당 지지로 돌려 세울 수 없다”며 “수위가 매우 낮은 당내 이견 표출에도 발끈해 독한 말을 내뱉고 조롱하는 대응으로는 이재명의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이런 대응으로 선거 시작도 전에 수십만 표를 잃고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 포용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에서의 국민의힘 내홍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김상욱 의원을 죽일 듯이 몰아세우는 국민의힘과는 다른 정당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생각을 다 쳐내는 ‘윤석열식 리더십’과는 다른 리더십이 민주당에는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의원은 비이재명(비명)계로 제22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며 ‘비명횡사’의 상징으로 꼽혔다.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서 제20대·제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