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 지난해 수 천여명 노동자 파견”
2017년 유엔 결의 이후 북한 노동자 감소
북한 노동자 ‘학생’·‘기술연수’ 비자로 우회 입국

2024년 12월10일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비준에 즈음하여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연회를 개최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북한이 러시아에 파견한 노동자가 수천여 명에 달한다고 9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경향신문의 관련 질의에 “북한은 지난해 러시아 각지의 건설·산업 현장에 수천여 명의 노동자를 파견한 바 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족해진 러시아의 건설·산업 현장의 노동력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2017년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같은 달 유엔 안보리는 결의 2375호를 통해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취업 허가를 금지했다. 북한이 그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자, 다음 달 유엔 안보리는 결의 2397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의 북한 노동자 송환을 의무화했다. 이같은 조치는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를 차단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안보리 결의 2397호가 채택된 이후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는 크게 줄었다. 2017년 당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는 3만명으로 추정됐다. 이후 러시아는 2019년 말 북한 노동자 1000여명만 남기고 북한에 돌려보냈다고 유엔 안보리에 보고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들을 ‘학생’ ‘기술연수’ 등의 비자로 우회해 입국시키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특히 지난해 6월 북한과 러시아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통해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북한 노동자의 파견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5일 연방통계청의 이민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러시아에 입국한 북한 주민은 1만3221명이라고 보도했다. 2023년 1117명보다 약 12배 늘어난 수치다. 방문 목적별로 보면 교육이 7887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이 3098명으로 뒤를 이었다. 운송차량 1648명, 개인사 286명, 경유지 234명, 관광 53명, 업무 15명 순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