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제치고 역대 흥행수익 1위
고전 재해석 콘텐츠 연이은 성공 고무
한국 미국 등 해외 수출 실적도 기대

<나타2> 포스터
고전소설 <봉신연의>를 기반으로 한 중국 애니메이션 <나타2 : 마동요해(哪吒之魔童闹海)>가 <장진호>를 제치고 역대 중국 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중국 박스오피스 사이트 덩타에 따르면 <나타(중국발음 너자)2>는 6일 정오 박스오피스 수입이 57억7600만위안(약 1조1470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달성했다. 중국 박스오피스의 기존 역대 흥행 1위작은 2021년 개봉한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애국주의 영화 <장진호>였다.
<나타2>는 중국 애니메이션 감독 양위가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중국 춘절 당일인 지난달 29일 개봉했다. 중국 고대를 배경으로 선인과 요괴들이 상·주 교체 혁명에 휘말리는 내용을 담은 고전소설 <봉신연의>를 각색한 애니메이션이다. 선계의 일원이나 인간의 몸을 빌려 태어난 나타와 동해용궁의 대결이 주된 내용이다. 자신의 힘을 통제하지 못하는 악동 나타의 성장이 주제의식이다. <나타1>으로 불리는 전편 <나타마동강세>는 2019년 개봉했다.
중국 콘텐츠 업계는 단비 같은 흥행에 더해 중국 고전소설을 모델로 한 콘텐츠가 재차 성공을 거뒀다는 사실에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게임 <검은신화 오공>이 세계적 성공을 거둔 바 있다. 2023년에는 당나라 때 시인 이백을 모델로 한 애니메이션 <장안삼만리>가 호평을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나타2>까지 성공하면서 할리우드나 디즈니와는 구분되는 흥행 공식이 만들어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박물관 여행이 인기를 끄는 등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깃든 결과라고 해석했다.
중국 콘텐츠를 제약하는 검열 문제를 고전소설로 돌파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 한국의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기존 콘텐츠는 서사보다는 기술력에 강하다”며 게임을 예로 들었다. 당국의 검열 영향으로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는 분야에 주력했고, 이를 통해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중국 콘텐츠 업체들은 기술력에만 만족하지 않고 서사의 깊이를 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전을 활용하는 것이 단적인 방법이다.
<검은신화 오공> 역시 뛰어난 그래픽 기술과 고전을 재해석해 만든 서사의 결합으로 호평받았다. 이 게임은 천계가 손오공의 힘을 두려워해, 인도에서 불경을 가져온 그를 살해하고 영혼을 6개로 나눴다는 창작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손오공의 영혼 중 하나가 깃든 손오공과 똑닮은 원숭이가 나머지 영혼을 회수하고 진정한 자유를 찾아 나선다는 모험담이 줄거리이다. 자유와 불교의 공 사상 등 <서유기>의 주제의식을 깊이 있게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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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잉 홍콩 침례대 교수는 “전통적인 판타지 스토리를 애니메이션, 영화, 비디오 게임으로 각색하는 것은 수익성 있는 관행”이라며 “가혹한 현대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안전하다”고 SCMP에 말했다.
업계는 중국식 콘텐츠의 흥행공식이 해외에서 통할지 관심 갖고 보고 있다. <나타2>는 한국, 일본, 미국,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등에 상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