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밥 붉은팥 가격 전년 대비 50% 급등”
대형마트, 붉은팥·호두·땅콩 등 수입산 대체
정월대보름(2월12일)을 앞두고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에 장바구니 가격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정월대보름에 챙겨먹는 오곡밥과 부럼 등 재료 가격마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국산 재료 값이 급등하자 일부 품목을 수입산으로 대체하고 있다.
10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오곡밥 주재료인 붉은팥, 찹쌀, 서리태, 수수, 차조 등 국산 잡곡 시세가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잡곡밥에 들어가는 붉은팥 가격이 전년 대비 50%가량 뛰었고 찹쌀도 23% 이상 급등했다. 부럼 재료인 은행과 땅콩 가격 역시 17%가량 올랐다.
국산 건나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호박과 고구마순의 가격이 각각 20%, 10% 이상 뛰었고 기획상품으로 내놓는 건나물 4종 세트 역시 전년 대비 평균 5~10% 올랐다.
유통업계에서는 정월대보름 주요 품목 가격이 오른 이유로 재배 면적 축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 고물가 장기화에 집밥 수요 급증 등의 영향 등을 꼽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들은 고객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부 품목을 수입산으로 대체하고 있다. 붉은팥과 호두, 땅콩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12일까지 캐나다·페루산 붉은팥을 1㎏·1.2㎏들이 1봉당 각각 7990원에 선보인다. 또 중국산 볶음 피땅콩(450g)과 미국산 피호두(미국산·300g)를 2개 이상 구매하면 개당 2000원 할인한 각각 5990원에 판다.
홈플러스는 같은 기간 캐나다산 붉은팥을 1봉(600g)당 9990원에 팔고 1봉을 사면 1봉을 덤으로 주는 ‘1+1’ 행사를 연다. 또 미국산 호두(300g)와 중국산 볶음피땅콩(500g)을 4990원에 내놓고, 미국산 피스타치오(100g)를 포함, 대보름 부럼세트(총 280g)를 699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 역시 미국산 피호두(300g)와 중국산 볶음 피땅콩(480g)을 25% 할인한 5235원에 내놓는다.
한편 한국물가정보가 발표한 정월 대보름 주요 10개 품목 가격을 보면 전통시장의 합산 가격은 지난해 대비 6.2% 오른 13만9700원, 대형마트는 8.0% 오른 18만5220원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 품목은 오곡밥 재료 중 붉은팥으로 1되(800g)가 전통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45.5% 오른 1만6000원, 대형마트에서는 45.0% 오른 2만1920원이었다. 찹쌀은 1되(800g) 가격이 전통시장 기준 3200원으로 지난해보다 23.1% 올랐고, 대형마트에서는 5040원으로 28.6% 뛰었다. 검정콩 1되(720g)는 지난해보다 전통시장·대형마트 판매 가격이 각각 7.1%, 5.2% 올랐다.
부럼 재료 중에서는 은행과 땅콩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은행 1되(600g) 가격은 전통시장 7000원, 대형마트 984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6.7%, 15.2% 뛰었다. 땅콩 1되(400g)는 전통시장 가격이 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1.1% 올랐고, 대형마트는 1만3560원으로 13.4% 인상됐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가 판매중인 미국산 호두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