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시안게임에서 ‘은 1·동 2’
빙속 주 종목 500m 마치고 ‘눈물’
“후련함과 아쉬움 남지만 행복해”

바람처럼 김준호가 10일 중국 하얼빈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힘껏 달리고 있다. 하얼빈 | 연합뉴스

김준호(30·강원도청)는 하얼빈에서 은메달 한 개와 동메달 두 개를 목에 걸었다. 그의 첫 국제종합대회 메달이다. 금메달만 야속하게 그를 비켜갔다.
김준호는 10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아이스트레이닝센터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동메달과 팀 스프린트 은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100m 동메달에 이어 메달 3개를 손에 넣었다.
김준호는 이날 주 종목인 500m 결선에서 35초03으로 전체 3위에 올랐다. 금메달인 중국의 가오팅위(34초95)와 0.08초 차이였다. 경기가 끝난 뒤 김준호는 벤치에 엎드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올해 30세가 된 김준호에게는 마지막일 수 있는 기회였다. 김준호는 후련함과 아쉬움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김준호는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팀 스프린트에서는 차민규(32·동두천시청), 조상혁(24·의정부시청)과 합을 맞췄다. 한국은 1분20초48로 2위에 올랐다. 1위는 1분19초22를 기록한 중국의 차지였다. 동메달은 일본이 가져갔다.
김준호는 1995년생 베테랑이지만 유독 국제종합대회에서 메달운이 없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그의 첫 아시안게임이었고 다음 대회를 기약할 수 없는 나이여서 금메달이 간절했다.
김준호는 모든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후련하기도 하고 아쉬움도 있는 대회였다”며 “노력한 만큼 가져가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준호는 500m 경기가 끝난 뒤 상황을 되돌아보며 “그간 고생했던 시간이 지나가면서 감정이 몰아쳤다”며 “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아서 조금 울었다”고 당시의 복잡했던 심경을 떠올렸다. 그는 “큰 대회 메달이 없는데 이번에 메달을 따서 행복함이 왈칵 올라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500m 동메달에 대해 “3~4번째 코너가 제 단점인데 그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며 “일본 선수(모리시게 와타루)를 따라갈 때 너무 급하게 들어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맏형 라인인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부에서 금메달이 많이 나왔는데, (이)나현이나 (김)민선이처럼 미래가 창창한 선수들이 많으니까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