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범 발탁 논란…콜롬비아 내각 줄사퇴

윤기은 기자

페트로 대통령, 비서관 임명

장관들 “함께 일 못해” 반발

미국과 외교 갈등도 빚어

‘첫 좌파 정권’ 레임덕 심화

가정폭력범 발탁 논란…콜롬비아 내각 줄사퇴

콜롬비아 장관들이 인사 문제로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사진)과 마찰을 빚은 뒤 줄이어 사퇴했다. 내분이 벌어진 동시에 오랜 동맹국이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하고 있는 페트로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페트로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서 “국민이 명령한 프로그램을 더 잘 이행하기 위해 내각에 몇가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모든 장관에게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4일 국영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장관들과 말다툼을 벌인 데 이어 내각 총사퇴를 주문한 것이다.

이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은 아르만도 베네데티 전 상원의원의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임명 건을 두고 페트로 대통령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베네데티 전 의원은 동거하던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은 전적이 있다.

자신과 알력다툼을 벌이던 라우라 사라비아 당시 대통령 수석비서관에게 전화해 욕설한 녹음파일이 유포되면서 2023년 주베네수엘라 대사직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수사나 무하마드 환경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페미니스트이자 여성으로서 베네데티와 같은 회의에 앉아 있을 수 없다”며 페트로 대통령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국무회의 다음날 후안 다비드 코레아 문화부 장관과, 취임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호르헤 로하스 로드리게스 행정장관 등이 사임했다. 무하마드 장관도 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라우라 사라비아 외교장관도 엑스에서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장관들은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던 그가 최근 외교장관에 임명된 것에 대해 반발했다.

페트로 행정부는 최근 미국과도 갈등을 겪었다.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추방된 자국민을 태운 미국 군용기의 착륙을 불허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관세는 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발표가 나온 지 9시간 만에 페트로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2026년 임기가 종료되는 페트로 대통령의 레임덕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2022년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대통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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