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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수사권 개혁, 윤석열 방패만 됐다

입력 2025.02.10 21:09

수정 2025.02.10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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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과 같은 ‘법 기술자’는 허점 악용

‘정치검찰 견제’ 원래 취지 멀어져

검경도 사건 미루며 시민만 피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그간 한국 사회가 봐왔던 진행 상황과 사뭇 달랐다. 과거 권력자 수사는 검찰 또는 검사가 주축이 된 특별검사(특검)가 주로 맡았지만 이번엔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제각각 뛰어들어 경쟁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개혁’을 앞세워 밀어붙인 수사권 개혁의 결과다. 현직 대통령의 체포, 구속, 기소라는 극히 이례적인 사태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이 수사권 개혁의 부작용과 부실한 민낯도 드러났다.

이 개혁으로 내란죄 수사권은 명시적으로는 경찰에 부여됐다. 검찰과 공수처는 ‘관련 범죄’라는 논리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은 ‘법 기술자’답게 이런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윤 대통령을 조사·체포·구속한 곳은 공수처였다. 공수처는 기소권이 없어 윤 대통령과 사건을 검찰에 이송했다. 검찰은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불허해 급하게 기소해야 했다. 수사권 논란은 시한폭탄처럼 법원으로 넘어갔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시대정신이자 목표였다. 산 권력에 관대하고 죽은 권력에 잔인한 ‘정치검찰’의 ‘선택적 정의’를 없애겠다는 취지로 추진했다.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했다. 경찰 수사권을 강화하고 1차 수사 종결권을 부여했다. 이어 공수처를 출범시켰다. 모두가 검찰을 견제하고 힘을 빼려는 취지였다.

수사권 개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5년이다. 정치권은 ‘내 편’ 수사에는 분노하고 ‘네 편’ 수사에는 박수 치면서도 시민의 불편, 약자의 고통은 외면했다. 검찰과 경찰은 사건 처리를 미루면서 시민의 애타는 기다림이 늘었다.

중복 수사에 인권 침해를 당해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 같은 권력자는 법 구멍 사이로 빠져나가려 한다. 이런 문제들은 수사권 개혁 과정에서 이미 수없이 지적·경고됐지만 정치권은 귀를 막았다. 이제 다시 ‘수사권 개혁’을 개혁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살아 있는 권력의 불법·비리엔 엄정한 칼, 기댈 곳 없는 약자의 권리엔 방패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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