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대미 수출 타격 불가피 ‘긴장’
미 “모든 나라”에 ‘상호 관세’ 예정

트럼프, 전용기 안에서 “멕시코만 아닌 아메리카만” 선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관람을 위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선포하는 선언문에 서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나라”를 상대로 한 ‘상호 관세’도 이르면 11일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국 기업의 대미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중국 추가 10% 관세와 중국의 보복 관세로 긴장이 높아진 세계 경제에 ‘트럼프발’ 품목별 관세, 상호 관세까지 더해질 전망이어서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관람을 위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으로 들어오는 어느 철강이든 25% 관세가 과세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루미늄도 그렇다”고 25%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백악관은 새로 발표되는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기존 관세에 추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수출 물량 제한 쿼터제(연간 약 263만t)를 적용받고 있는 한국에도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1일이나 1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그들이 우리한테 (관세를) 청구하면 우리도 그들에게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 관세는 “거의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가 상호 관세가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관세가 있는 곳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에서 나라별 관세 수준에 따라 ‘정상 참작’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의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거의 철폐한 상황이어서 이론적으로는 상호 관세의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관세를 무역적자 해소의 핵심 방편으로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무역흑자 8위국인 한국을 압박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상호 관세의 폭과 범위 등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한국도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속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구사 가능한 ‘관세 폭탄’ 옵션이 아직 많다는 점이다. 반도체·의약품·구리 등 관세 부과를 거론한 품목이 여럿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내에서 미국 제품 판매량이 저조해 발생한 무역적자를 이유로 들어 유럽연합(EU)을 겨냥한 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추진하는 EU와 한국이 또 다른 관세의 “사선”(firing line) 내에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