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개헌”이라며 분권형 개헌을 제안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제 남은 것은 국회의 결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개헌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87년 체제 등장 이후 5년 단임제 대통령 8명 중 3명이 탄핵소추를 당했고, 4명이 구속됐다”면서 “이것은 개인의 문제를 뛰어넘은 제도 자체의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 해결의 핵심은 권력의 분산을 통한 건강한 견제와 균형의 회복”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면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경쟁은 사생결단이 된다”며 “지금처럼 야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하면, 대통령의 실패가 야당 집권의 길이 되기 때문에 사사건건 국정운영을 방해하고, 파국으로 몰고 간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런 권력 구조에서 정상적 국정운영은 불가능하다. 대통령은 제왕으로 시작해서 식물로 끝난다”며 “이제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제왕적 의회의 권력 남용도 제한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선거법 개정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민심을 왜곡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기해야 하고, 승자 독식과 지역 편중의 선거구제 역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 일정 역시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모두 따로 실시하는 현재 방식에서 벗어나 일부를 통합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개헌을 외면하고 있다”며 “대권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이대로 가면 다음에 누가,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총성 없는 내전이 반복될 뿐”이라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그러면서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민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자”며 “우리 자신의 임기조차 단축할 각오로 최선의 제도를 찾아보자”고 말했다.
연금개혁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권 원내대표는 “연금개혁은 기본 틀부터 바꾸어야만 50년, 100년을 지속할 수가 있다”며 “그래서 국민의힘이 줄곧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야가 특위 구성에 합의한다면 국민의힘은 모수개혁부터 논의하는 것을 수용하겠다”면서 “그러나 반드시 구조개혁과 수익률 개혁 논의가 이어지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연금개혁 관련 특위 구성을, 민주당은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의 논의를 주장해 왔다.
권 원내대표는 추경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올해 정부 예산안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이제 와서 추경을 하자고 한다. 국가 예산을 이렇게 당리당략으로 분탕질하면 안 된다”면서 “추경을 입에 담기 전에 국민들과 모든 공직자들께 사과부터 하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삭감 처리한 올해 예산안을 원상 복원하고 보완해야 한다”며 “지역화폐와 같은 정쟁의 소지가 있는 추경은 배제하고, 내수회복, 취약계층 지원, 인공지능(AI)를 비롯한 산업·통상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경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