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 관리 화면. 인스타그램 제공
인스타그램은 지난달 중순부터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에서 청소년 보호 기능이 자동 적용되는 ‘청소년 계정’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만 14~18세 청소년 이용자(만 14세부터 가입 가능)가 연락 가능한 대상, 표시되는 콘텐츠, 이용 시간 등 세 가지를 중심으로 안전 설정 강도를 높이고 부모가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한 계정 유형이다.
청소년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설정돼 팔로우하지 않은 계정으로부터 다이렉트메시지(DM)를 받는 등 상호작용할 수 없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사용 제한 모드가 자동으로 설정된다. 하지만 청소년이 가짜 생년월일로 가입을 우회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스타그램은 11일 서울 강남구 메타 한국오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청소년 계정의 도입 취지와 기능 전반을 소개했다. 화상으로 참여한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와 이슬기 메타코리아 대외정책팀 이사, 정다정 인스타그램 홍보 총괄의 발언을 종합해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부모는 어떻게 자녀 계정을 관리할 수 있나.
“부모 계정과 자녀의 계정을 연결하면 가능하다. ‘프로필→설정 및 활동→가족센터’ 순서로 들어가면 자녀 계정의 안전 보호 수준을 설정할 수 있다. 최근 일주일간 사용 시간이 얼마나 되고, 누구와 대화했는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자녀가 상대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도 확인할 수 있는지.
“부모가 자녀의 대화 상대를 확인할 순 있지만 대화 내용을 볼 순 없다. 자녀의 프라이버시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제한이 많다면 10대들이 보호 조치를 우회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가 11일 인스타그램 한국 오피스에서 열린 ‘청소년 계정’ 출시 기념 미디어 브리핑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청소년 계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제공
-가입할 때 생년월일을 가짜로 입력해 나이를 속일 수도 있지 않나.
“가입할 때부터 컨트롤하긴 어렵다. 다만 활동 과정에서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통해 이상이 감지되면 셀카나 동영상, 신분증을 요구해서 청소년인지 아닌지 확인한다. 예를 들어 19세라고 했는데, 또래집단이 아닌 14세 이용자들과 계속 소통한다면 추가적인 증빙을 요구하게 된다. 성인이 미성년으로 위장해 가입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책임을 다해야 하지만, 애플과 구글이 할 역할도 크다고 생각한다. 연령 인증을 애플리케이션을 넘어 디바이스(운영체제) 단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기 이용자가 14세 미만이라고 하면 앱에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식이다.”
-만 14~16세와 만 17~18세 설정이 조금 다르다던데.
“그렇다. 만 14~16세는 보호 강도를 낮추려면 부모 및 보호자 계정을 반드시 추가해 설정 변경을 요청하고 보호자 승인을 거쳐야 한다. 좀 더 나이가 많은 17~18세는 부모가 계정을 감독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직접 설정을 관리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 성숙도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 선택권을 제공하면서도 안전한 온라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국가별 성년 연령에 따라 한국은 14~18세, 미국은 13~17세에 청소년 계정이 적용된다. 6월 말까지는 전체 계정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부모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가.
“우선 부모는 자녀의 앱 사용 시간을 관리할 수 있다. 자녀가 팔로우하는 계정, 자녀를 팔로우하는 계정, 채팅을 나누는 계정, 차단한 계정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팔로어 및 설정 변경 사항도 확인 가능하다. 반면 자녀의 검색 기록, 자녀에게 추천되는 게시물, 자녀의 채팅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 서로 팔로우한 ‘맞팔’ 상태가 아니라면 비공개 계정인 자녀의 게시물을 볼 수 없다. 자녀 대신 콘텐츠를 올리거나, 계정을 삭제하거나 비밀번호를 재설정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부모들에게 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자녀들이 누가 본인과 대화를 하는지 인지해야 한다. 실제로 모르는 사람이라면 사칭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건전한 비판 정신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 또 얼마나 길게 사용하는지, 어떤 앱을 사용하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처음부터 자녀와 명확하게 경계를 정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