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권성동 연설에 “민주당 얘기만 해” “여당 포기 선언”

박하얀 기자

“민주당이 여당, 이 대표가 대통령이었나”

“10글자 사과와 34쪽 거짓과 궤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 혹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들으며 천정을 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들으며 천정을 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1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한마디로 여당 포기 선언문”이라며 “내란 사태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권 원내대표의 연설은 “10글자 사과와 34쪽 거짓과 궤변”이었다며 “매우 실망스럽다. 참담함을 넘어 분노마저 인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변인은 “상대에 대한 비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했다”며 “연설을 보면 마치 민주당이 여당이고 이 대표가 대통령이었던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민주당을 44차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18차례 언급했다. 권 원내대표가 “헌정질서 파괴 세력은 바로 이재명”이라고 말하자 야당 의원들은 “(파괴 세력은) 윤석열”을 외치며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가 야당 책임론 비판을 이어가자 야당석에선 “수준 좀 높여주시죠”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지금 민주당이 집권했습니까”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다만 당 차원의 조직적인 반발이 도드라지지는 않았다. 이 대표는 자리를 지키며 연설을 들었고, 몇몇 대목에선 권 원내대표를 손으로 가리키며 동료의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연설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끝까지 경청하고 야유, 비방, 조롱 등은 참아달라고 어제 의원들에게 문자를 했다. 그래서 많은 분이 좀 참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권 원내대표 연설에 대해선 “본인들(여당)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하는데 민주당 얘기만 주로 했다”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권 원내대표가 ‘실용주의’를 내세운 최근 이 대표 행보를 “정치적 가면극”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자기들 몸쪽으로 훅 들어오는 강한 직구여서 놀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우클릭’이 여당에 위협이 된다는 취지다. 여당이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강조한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두고는 “반도체법의 핵심은 사실 노동시간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라며 노동시간 특례 조항을 뺀 법안의 선처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민주당은 여당이 이날 재차 꺼내든 개헌 요구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권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윤석열이 그렇게 대통령 노릇을 잘했다면 대체 왜 지금 개헌을 주장하나”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가 언급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연금개혁과 관련해 양당의 입장 조율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추경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권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삭감 처리한 올해 예산안의 원상 복원, 보완”을 조건으로 언급해 협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모수개혁·구조개혁을 동시에 추진하고 논의 단위는 연금특위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건복지위원회(상임위)에서 먼저 모수개혁을 하고, 이후 연금개혁특위에서 구조개혁을 하자는 민주당 입장과 간극이 여전하다.

윤 원내대변인은 “민생경제는 없고 민주당 죽이기·이재명 죽이기를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 국민의힘”이라며 “권 원내대표와 국민의힘은 국민을 두려워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 줌도 안 되는 극우 내란 동조 세력의 지지를 오판해 반성과 사과 없이 윤석열 지키기에만 매달린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마디로 시간 낭비, 전파 낭비였을 뿐”이라며 “여당의 원내대표라면 당연히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야 했는데 연설 40여분 동안 오로지 민주당 탓, ‘이재명 일당’ 탓, 문재인 정부 탓뿐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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