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1위 부자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이 두 달 만에 27%나 쪼그라들어 4000억달러 이하로 줄었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오르면서 자산가치도 덩달아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나, 정치 행보를 본격화한 것이 자산에는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주 테슬라 주가가 11% 급락하면서 머스크의 자산도 3946억달러(약 573조4000억원)로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의 자산은 지난해 12월 4864억달러(약 706조60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머스크의 자산에서 테슬라 주식과 옵션이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지난주 테슬라 주가는 부진한 월 실적을 발표하며 지난해 10월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독일에서 차량 판매가 59% 줄어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중국 시장 판매도 경쟁사 비야디(BYD)에 밀리며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테슬라 주가는 10일에도 3% 떨어져 주당 350.73달러로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머스크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실세로 떠오르면서 테슬라에 필요한 각종 규제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한동안 테슬라 주가를 이끄는 주요 동력이었다. 그러나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3주간 정치 행보에 집중하자 권한을 벗어나는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신설 자문기구인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면서 미국 대외 원조 기관 국제개발처(USAID) 해체와 연방 정부 공무원 인력 감축 등을 주도한 게 대표적이다.
머스크는 최근 유럽 극우 정당을 지지하고 나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달 독일에서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가 급감한 것을 두고 블룸버그는 “독일에서 머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경,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공식화된 표준 제정 등 트럼프 정부가 테슬라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