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노동자와 상점주, 일반배달대행사 사업주 등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배민 라이더 배달료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최근 배달의민족이 변경한 라이더 운임체계 및 상점주 광고정책을 두고, 라이더·상점주·배달대행사업주들이 함께 배민 규탄 행동에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지역 일반배달대행사 사업주들은 11일 서울 중구 노동청 앞을 비롯해 부산·대전 등 5개 도시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고 “약관으로 라이더배달료를 깎아도, 상점주 수수료를 마음대로 인상해도 우리는 대항할 수단이 없다”며 “배민이 남발하고 있는‘약관 갑질 규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 위원장은 “기본배달료 건당 3000원(수도권 기준)은 배민 시작부터 지금까지 존속됐고, 2021년 노조와 협약을 맺은 핵심 근로조건임에도 배민은 개의치 않고 정책변경을 했다”며 “약관 변경 시 노조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협약도 완전히 무시됐다”고 했다.
배달의민족의 물류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지난달 24일 바로배달(단건배달) 가격체계를 없애고 구간배달(다건배달) 체계로 통합하는 내용의 라이더 배달료 체계 통합 개편을 공지했다. 기존 배달 체계에 따라 개편 후 기본 운임이 500원 삭감되거나 혹은 220원 인상되는 효과가 난다.

우아한청년들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배달료 체계 통합개편 내용. 우아한청년들 제공
상점주들은 지난달 31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발표한 상점주 광고정책 개편에 대해서도 수수료가 인상된다며 반대했다. 오는 4월부터 정액제 광고를 폐지하고 정률제 광고 시스템 ‘오픈리스트’로 통합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최소 3.3%의 결제수수료로 이용 가능했던 상점주들이 6.8%의 중개수수료와 0.68%의 부가세 등도 추가적으로 내게 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배민은 지난해 상생협의체에 참여해 수수료를 낮췄다고 하지만, 지난해 7월말과 비교했을 때 수수료가 최대 1%포인트 인상되고 배달료는 최대 500원이 인상된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 또 다른 형태의 수수료 인상이 자행됐다”고 했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상황 변화는 전국 1만여개에 달하는 일반배달대행업체의 고사와 배민으로의 독점강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상점주 입장에선 일반배달대행 이용 시 수수료가 상당히 인상되기 때문에 배민배달을 이용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저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와 참여연대 등은 오는 12일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하는 천막농성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