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특검법 발의에 여당 “특검 불필요”···일부 소장파 이탈 가능성

유설희 기자    문광호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여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며 여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11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이른바 ‘명태균 특검법’을 두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특검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당 이탈표 방어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사가 미진하고 부족할 때 특검을 하는 것”이라며 “거대한 국가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민주당이 신중하게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흥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소위 ‘명태균 특검’에 대해 ‘제3자 추천’ 방식의 ‘포장지’를 뒤집어씌워도 명태균 관련 의혹은 현재 창원지검에서 강력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별도 특검은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했다.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이달 안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특검법을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명태균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당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이 이를 발의한 이유 역시 조기 대선을 앞두고 여당 대권주자들에 흠집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022년 대선과 2020년 총선 등 역대 선거에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던 여당 후보들이 수사 대상이 되며 파장이 여권에 대대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관련 의혹을 받고 이를 부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로 특검법이 본회의 문턱을 넘더라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재의요구로 국회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재의결에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여당 내 이탈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원내지도부는 판단하고 있다.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기자에게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시킬 수는 있겠지만 재투표는 통과 안 될 것”이라며 “(명태균 특검법에) 찬성하면 우리 당에서 정치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명태균 특검법을 두고 친윤석열(친윤)계에게 밀려난 친한동훈(친한)계의 반격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오 시장, 홍 시장과 달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관련 의혹에서 자유로운 만큼 친한계가 명태균특검법을 통과시켜 경쟁 주자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의 여권 내 입지가 좁아진 만큼 친한계가 명태균특검법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배신자’ 프레임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친한계에서 작용할 수 있다. 한 친한계 핵심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친한계도) 당론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첫 본회의 표결과 재표결에서 정치 개혁을 원하는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법안에 찬성해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한 소장파 의원은 통화에서 “당이 명태균 특검법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법안 통과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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