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리아와 수교 검토…‘북한 우회적 압박’ 역할 기대

곽희양 기자

유엔 국가 중 유일 미수교국…“과도정부 환영 의사 확인”

정부가 최근 13년간의 내전을 끝낸 시리아와의 수교를 검토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리아는 193개 유엔 회원국 중에서 한국이 수교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수교가 성사된다면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동시에 시리아와 가까웠던 북한을 우회적으로 압박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제사회의 동향과 시리아 과도정부의 (한국과의) 수교 환영 의사를 확인했다”며 “시리아와 수교 관련 검토를 본격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과도정부 외교장관 등을 만났다. 정부 인사가 시리아 과도정부 측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알샤이바니 장관에게 “(한국은) 시리아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여정을 지지해왔다”며 “양국 간 경제협력의 잠재력도 크다”고 말했다.

이에 알샤이바니 장관은 “열린 마음으로 환영한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시리아 측은 에너지·통신·도로·교육·보건 등 5개 분야에 대한 한국 지원을 기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와의 수교 검토는 국제사회의 흐름이다. 국제사회는 시리아 과도정부의 성공을 견인해야 한다고 본다. 과도정부가 근본주의 성향을 일부 띠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이 실패할 경우 시리아는 다시 내전 국면으로 돌아가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과도정부는 국가 재건 과정에서 서방의 경제제재 및 테러단체 지정 해제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8일(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흐암샬(HTS) 등 반군연합은 24년간 시리아에서 철권통치를 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냈다. 2011년 아랍권 민주화 시위인 ‘아랍의 봄’ 이후 13년간 이어진 내전을 끝낸 것이다. 지난달 29일 HTS의 수장이었던 아흐메드 알샤라가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을 맡았다.

과도정부는 과거 알아사드 정권과 친밀했던 이란·러시아 등과의 관계는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66년부터 시리아와 수교하고 친선관계를 유지해온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주시리아 북한대사관은 지난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당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북한 형제국’인 쿠바와 지난해 2월 수교한 데 이어 시리아와도 수교하면 북한의 외교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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