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재무장관, 우크라 첫 방문···종전 논의 본격 시작되나

김희진 기자

미국인 석방한 러시아에 “전쟁 끝낼 관계의 시작”

J D 밴스·키스 켈로그, 젤렌스키 만날 예정

젤렌스키, 트럼프 구상에 화답·안전 보장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로부터 석방된 미국인 교사 마크 포겔을 환영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로부터 석방된 미국인 교사 마크 포겔을 환영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착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러시아의 미국인 석방을 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관계의 시작”으로 평가한 데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을 우크라이나로 보내며 전쟁을 곧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발맞추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종전 협상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구금해온 미국인 교사 마크 포겔을 석방한 데 대해 “러시아는 우리를 매우 친절하게 대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관계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은 수백만명을 잃었다”면서 “우리는 그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겔의 석방을 두고 ‘종전을 위한 실마리’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베센트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센트 장관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도록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며 “이 전쟁은 반드시, 그리고 곧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이 우크라이나를 찾게 되면 트럼프 2기 내각 각료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게 된다.

베센트 장관은 우크라이나 희토류 광물에 대한 미국의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지원 대가로 희토류 자원 개발 등을 요구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도 자원 개발이 미국에 “전례 없는 투자 기회”가 될 것이며, 중국이나 이란 등을 견제하는 차원에서도 미국의 전략적·경제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AF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이 밖에도 다방면에서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와의 접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뮌헨 안보회의를 계기로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20일엔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다. 러시아도 여러 채널에서 미국과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종전을 두고 통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과정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영토 직접 교환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방안 등을 줄곧 요구하고 있으나 러시아로선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지로 꼽힌다. 양국의 큰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가 트럼프 대통령이 마주한 시험대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러시아 합병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방식으로 희토류 거래를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러시아 쪽엔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뮌헨 안보회의에서 유럽 국가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미국산 무기 추가 구매를 압박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자금을 쓰지 않고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기 위해 유럽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평화유지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구상 등을 내놓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의 달라진 분위기에 맞춰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전략 역시 ‘확고한 지원 약속’에서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로 조용히 변하고 있다”며 “이 새로운 전략은 이번 주 뮌헨 안보회의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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