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휴전 후 민간인에 발포”
15일 예정된 3명 석방 미뤄

이제 막 치료 시작했는데… 팔레스타인 어린이 호삼 엘딘 아흐메드(왼쪽)가 11일(현지시간) 이집트 엘아리시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맺은 가자지구 휴전협정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며 가자지구 안팎의 무력 분쟁이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예정대로 인질이 풀려나지 않는다면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으며, 하마스와 연대하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고 맞섰다.
11일(현지시간) 하레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오는 15일 정오까지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가자지구 휴전은 끝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격파될 때까지 고강도 교전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방침은 이스라엘 안보내각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전날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에게 발포하고 인도적 지원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등 휴전안을 어겼다”며 15일로 예정돼 있던 추가 인질 석방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정오까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이날 다시 입장을 내 “상황이 복잡해지고 지연되는 것은 이스라엘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날 선 분위기 탓에 가뜩이나 위태로웠던 휴전이 2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중단되리란 우려가 나온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가자지구 안팎에 병력을 집결하라고 군에 명령했다. 이 작전은 현재 진행 중이며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모든 군인의 휴가를 취소했다.
중동의 다른 무장세력도 고개를 들 조짐이 보인다. 하마스와 더불어 친이란 계열인 예멘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전투를 재개하면 자신들도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후티 지도자 압둘 말리크 알후티는 TV 연설에서 “우리의 손은 방아쇠 위에 있으며 이스라엘 적군이 가자지구에서 긴장 고조 행위를 재개하면 즉각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휴전협정을 중재한 이집트와 카타르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집트 관계자는 “중재국들은 휴전협정 결렬을 우려한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하레츠에 따르면 카타르는 이스라엘에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주민 이주 및 개발 구상에 동조한 것이 협상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우려를 전달하며 휴전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19일 휴전 1단계가 발효된 이후 이날까지 하마스가 풀어주기로 한 이스라엘인 인질 33명 중 16명이 귀환했다. 이와 별개로 태국인 인질 5명도 풀려났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673명을 석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