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살걸” “지금 팔까”…치솟는 금값이 만든 후회와 갈등

사진·글 정효진 기자
[금주의 B컷]“그때 살걸” “지금 팔까”…치솟는 금값이 만든 후회와 갈등

최근 첫 조카가 생긴 친구는 매일 아기 사진을 들여다본다.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다 100일을 맞았다. 반지 해줬냐고 물으니 금이 비싸서 반지는 못 샀다고 했다. 그리고 그새 금값은 더 올랐다. “그때 살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에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올랐다. 지난 10일 국내 금 가격은 하루에만 4.95% 상승하며 g당 15만2800원으로 역대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한 돈을 기준으로 하면 59만7788원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를 찾은 사람들은 금을 구경하지도 못하고 샀다. 더 오르기 전에 오늘 결제라도 해놓고 나중에 물건을 받겠다는 것이다. 서둘러 금을 사러 온 손님, 팔러 온 손님들로 거래소는 북적였다. 겉옷 안주머니에서 꺼내놓은 금반지며 금팔찌가 반짝였다.

“그때 살걸” 하고 후회하며 투자하지 못한 것, 벌지 못한 돈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본다. 가진 적 없는데도 무언가 잃은 기분이 들고, 더 오를 테니 지금이라도 사라는 말에 홀린다. 없을 게 뻔하지만 장롱을 괜히 뒤져보고 싶어진다. 아름답고 반짝이는, 비싼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지금은 금이 뭔지도 모르는 친구의 조카도 나이를 먹어 용돈을 받을 무렵이면 금반지의 행방을 찾게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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