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부상·낯선 빙질 속 ‘쇼트 2위
’강점인 예술성 살리면 역전 가능성


발목 부상도 낯선 경기 환경도 이겨내고 있다. 차준환(24·고려대·사진)이 아시아 피겨 정상을 향해 마지막 한 발짝을 남겨뒀다. 차준환은 지난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아이스트레이닝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남자 피겨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94.09점을 받아 2위를 기록했다. 1위에 오른 일본의 가기야마 유마(103.81점)와는 9.72점, 3위인 중국의 다이다이웨이(82.89점)와는 11.2점 차이다. 13일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통해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
한국은 아직 아시안게임 남자 싱글 메달이 없다. 차준환이 한국 피겨 최초 ‘아시아 프린스’가 되기 위해선 ‘피겨 강국’ 일본의 벽을 넘어야 한다. 라이벌 가기야마는 2024 4대륙선수권대회와 2025 토리노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차준환은 두 대회 모두 동메달을 땄다. 이번에도 가기야마가 쇼트에서 1위를 거머쥐며 출발했다. 배점이 높은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점수를 많이 쌓았다. 난도가 높은 트리플 악셀도 실수 없었다. 예술 점수에서도 차준환을 앞섰다. 특히 스케이팅 기술 점수를 9.20점으로 높게 받았다. 차준환은 이 부분에서 8.65점을 받았다.
차준환은 2연속 우승을 내줬던 라이벌에게 이번에도 9점 차로 뒤지며 대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예술성과 표현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곤 하는 차준환이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차준환은 지난 시즌 발목 부상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를 완주하지 못했다. 일찍 귀국해 발목 관리에 힘을 쏟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부상 위험 있는 고난도의 기술을 마음껏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차준환은 “발목 때문에 시즌 중반 쉰 기간이 있어서 그 영향을 조금 받았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짧은 기간 계속 경기가 있어 높은 난도 기술로 구성하기는 무리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도전을 갈구하지만 이런 큰 경기에서는 그런 도전 자체가 여태까지 준비한 모든 것을 망칠 수 있어 1위와 점수 차를 신경 쓰지 않고 내가 준비한 걸 우선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