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마법 대신 초반부터 세게

질롱 | 심진용 기자

KT, 호주 쨍한 햇살 아래 맹훈

반전 마법 대신 초반부터 세게

지난 2년 연속, KT는 시즌 중반까지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지난해에는 6월30일까지 9위였고, 2023년에는 6월4일까지 꼴찌였다.

그리고 반전 드라마를 썼다. ‘이번에는 안 되겠다’고 모두가 생각할 때쯤 무섭게 승수를 쌓으며 쭉쭉 순위를 끌어올렸다. 2023년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치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랐고, 지난해에도 SSG와 타이브레이크 끝에 5위를 차지해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해는 다르다. 호주 질롱에서 전지훈련을 지휘 중인 이강철 KT 감독(사진)은 12일 “다른 팀들이 다들 강해졌다. 초반에 치고 나가지 못하면 올해는 쫓아가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할 이번 시즌, 햇빛 쨍쨍한 호주 날씨가 그래서 반갑다. KT는 지난해 부산 기장에서 1차 캠프 일정을 소화했다. 2023년은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훈련했다. 부산은 생각보다 추웠고, 투손에서도 최근 몇년 동안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이상기후로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올해 질롱은 다르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다. 훈련 시작 이후 비도 한 차례 없이 맑은 하늘이 계속됐다. 날씨가 좋으니 자연스럽게 훈련량도 늘었다. 이 감독은 “작년 기장에서 한 훈련은 벌써 다 한 것 같다”고 웃으며 “날씨 추울 때는 피칭머신 놓고 타격하기도 사실 쉽지가 않다. 여기는 타자들 회복 속도도 훨씬 빠르고, 투수들도 천천히 하라고 하는데 몸 상태가 좋으니 다들 그냥 던지는 것 같다. 몸을 잘 만들고 있다”고 했다.

궂은 날이 없어 착실하게 몸을 만들고 있는 만큼 개막 초반 기대도 자연스레 커진다. 지난 시즌 같은 선발진 줄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초반부터 치고 나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외국인 원투펀치에 고영표, 소형준, 오원석까지 KT는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해놨다. 내·외야에는 거의 모든 포지션에 검증된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3루수 허경민까지 자유계약선수(FA)로 가세하면서 타선에 훨씬 깊이가 생겼다. 이 감독은 “허경민이 들어온 게 정말 크다. 1·2·3번 다 칠 수 있는 타자”라고 흡족해했다.

최고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건재하고, 올해 연봉 7억원에 계약한 강백호가 FA를 앞두고 있다. 동기 부여가 강한 시즌, 포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출전할 계획이다.

황재균은 외야로도 나갈 준비를 한다. 좌투수가 상대 선발로 나오면 황재균이 좌익수로 선발 출전할 수 있다. 유준규도 내·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강백호를 포함해 엔트리에 포수만 3명을 써야 하는 올 시즌, 내·외야를 아우를 수 있는 야수가 둘이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올해 KT는 마법 같은 반전극을 바라지 않는다. 사령탑은 출발부터 세차게 달려나가는 KT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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