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내란 주장의 핵심인 홍장원·곽종근 두 증인이 (더불어)민주당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어떻게 두 사람의 증언을 객관적 사실로 볼 수 있나”라며 민주당 기획설을 제기했다. 12·3 비상계엄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키우는 데 민주당의 기획·공작이 있다고 주장하며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과의 검은 커넥션, 기획설을 의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판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에서 인원을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김병주·박범계 등 민주당 의원에게 사전 회유를 받았고,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윤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 폭로 전 박선원 민주당 의원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민주당이 적극 개입해 이런 상황(탄핵소추)을 만들었다면 처음부터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평에서 “홍 전 차장과 민주당의 ‘정치공작 게이트’가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며 “수사기관은 홍장원을 즉각 긴급체포하고 정치공작 전모에 대해 강력하게 수사하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곽 전 사령관이 박범계 의원과 면담할 때 배석했다는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이 “(면담에서) 박 의원이 ‘대세는 기울었다, 지금 말해야 한다’ ‘민주당에서 챙겨주겠다, 변호사 지원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성 의원은 “김 단장은 사령관이 가스라이팅 당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공작 의혹에 진실로 응답하라”고 밝혔다.
지난 6일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변론에서 홍 전 차장과 곽 전 사령관을 ‘탄핵 공작의 주범’으로 지목한 후 국민의힘이 두 사람과 민주당을 엮어 민주당 기획설로 키우는 양상이다. 여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을 정쟁으로 만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반발했다. 박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회유설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국민의힘의 거짓 공세에 분명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회유와 공작을 통한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국민의힘의 애처로운 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곽 전 사령관 진술이 한결같은 건 통제실 마이크를 켠 채 대통령과 통화했기 때문”이라며 “손가락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