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톱3’ 겨눴던 혼다·닛산…‘세기의 통합’ 결국 무산

권재현 선임기자
지난해 12월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닛산과 혼다의 합병 협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두 회사의 로고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2월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닛산과 혼다의 합병 협상 공동 기자회견에서 두 회사의 로고가 걸려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닛산이 합병 철회를 공식화했다. 중국 4대 국영 자동차 기업에 속하는 창안차와 둥펑차가 글로벌 7위 자동차 그룹 탄생을 목표로 합병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시장이 지각변동에 휩싸인 시기에 일본 자동차 업계의 스텝이 꼬이는 형국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 협의 중단을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앞서 혼다와 닛산은 지주회사를 2026년 8월에 설립하고 양사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방향으로 경영을 통합하는 협의를 시작한다고 지난해 12월23일 발표했다. 이러한 구상이 실현되면 2023년 판매량 기준으로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업체가 탄생하는 것이어서 ‘세기의 통합’으로 평가받았다.

혼다와 닛산은 그러나 협의 과정에서 내내 진통을 겪었고, 경영 통합 방향성 발표 시기를 지난달 말에서 이달 중순으로 미루면서 ‘불협화음’ 사실이 외부에 드러났다.

경영 부진에 빠진 닛산의 자구책에 만족하지 못했던 혼다가 닛산을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제안을 했고, 이에 대등한 통합을 희망했던 닛산 내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파열음은 봉합 불가 수준으로 커졌다.

혼다와 닛산은 일본 자동차 업계가 미국 테슬라, BYD(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신흥 전기차 업체 등에 밀리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통합을 추진했다. 하지만 합병이 무산되면서 혼다와 닛산은 다시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세계 생산능력의 20%와 직원 90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던 닛산이 향후 어떤 생존 전략을 모색할지 주목된다.

닛산 인수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류양웨이 회장은 전날 대만에서 취재진에 닛산 최대주주인 르노 측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인수가 아닌 협력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닛산뿐만 아니라 혼다도 일부 사업의 이익률이 낮고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해 과제가 많다”며 합병 논의 백지화로 경영 전략의 근본적 재검토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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