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직격탄’ 캐나다·EU, 무역·경제협력 강화 약속

김희진 기자

대미 철강 수출 규모 상위국

지도부들 만나 해법 찾기 분주

EU “같은 처지 국가와 협력”

대미 협상 ‘지렛대’로 활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직면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정상이 12일(현지시간)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신뢰 관계를 재확인하고 무역 및 경제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등 ‘트럼프 관세’ 해법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동했다.

트뤼도 총리는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친구는 서로의 등을 지켜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논의 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신뢰가 더욱 필요하다”면서 EU와 캐나다를 “좋은 동맹”이자 “신뢰할 수 있는 친구”라고 했다.

이들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대미 철강·알루미늄 수출 규모로 보면 캐나다와 EU는 각각 1, 3위로 직격탄이 예상되는 처지다. 양측은 이런 상황에 대응해 EU와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무역 확대 및 다각화에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EU와 캐나다는 무역협정이 관세보다 훨씬 더 낫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캐나다와 EU는 CETA를 맺은 2017년 이후 상품 무역을 60% 늘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EU는 현재 미국에 이어서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이며, 2023년 양측의 무역은 1573억캐나다달러(약 159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AFP통신은 “이번 회동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험난한 과정을 겪고 있는 EU가 거래를 희망하는 다른 국가들에 신뢰할 수 있는 무역 상대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한 EU 고위 관계자는 EU로선 미국을 상대로 불리한 처지에 놓인 다른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꾀하는 게 상식적이며, 이를 미국과의 협상에서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겔연구소의 국제무역전문가이자 전 EU 수석대표 이그나시오 가르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 EU와 미국의 관계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EU는 대체 시장 개발에 투자하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U는 미국의 관세 조치 철회 또는 완화를 노리며 협상을 시도하는 동시에, 협상 불발에도 대비하고 있다. EU 27개국 무역장관은 이날 긴급 영상회의를 열고 관세 조치 현실화 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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