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부터 달랐던 빌 게이츠 성공은 ‘운’이었을까?

최민지 기자
[책과 삶] 떡잎부터 달랐던 빌 게이츠 성공은 ‘운’이었을까?

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 안진환 옮김
열린책들 | 520쪽 | 2만6000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설명이 불필요한 인물이다. 세계인의 삶을 바꾼 그의 기술·사업적 성취와 이후 자선 활동가로서의 지난날은 마치 신화처럼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이전의 삶은 비교적 베일에 싸여 있었다.

<소스 코드: 더 비기닝>은 빌 게이츠의 첫 회고록이다. 유년기부터 운명적으로 컴퓨터와 만난 10대 시절, 스무 살에 하버드 대학을 나와 MS를 창업한 20대 초반 이전까지 이야기를 담았다. 총 3부작으로 예정된 회고록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1955년 시애틀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게이츠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아이였다. 무엇이든 흥미를 느끼면 무섭게 몰두했다. 반면 흥미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다. 특히 ‘사회적 상호 작용’에는 조금의 흥미도 보이지 않았다. 자신만의 동굴에서 책을 읽거나 생각에 잠기는 아이였다. 그는 “만약 내가 오늘날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면 아마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런 게이츠의 유년기를 사로잡은 것은 카드게임이었다. 카드게임 왕이었던 할머니를 이기는 것은 어린 게이츠의 꿈이었다. 승리의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만들던 수년의 시간은 열세 살에 우연히 컴퓨터를 만나면서 꽃을 피운다.

게이츠는 또래들과 며칠씩 숲속을 헤치고 다니던 10대 시절, 절친한 친구를 사고로 떠나보낸 경험 등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훗날 MS를 공동 창업하게 되는 폴 앨런과의 첫만남도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게이츠는 ‘소년 천재’와 같이 “사람을 틀에 박힌 캐릭터로 축소시키는 성공 스토리”를 거부한다. 지금의 자신을 만든 독특한 환경이 무엇이었는지 50년 전 기억을 더듬어나간다. 뻔한 자기 자랑으로 흐르기 쉬운 회고록임에도 겸손한 태도를 견지한다. ‘부유한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 남성’으로서의 특권을 인지하고 이를 “출생 복권 당첨” “불로소득 같은 특권”으로 표현한다. 자신이 이룬 성공에 운이 크게 작용했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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