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성동훈 기자
지난달 취업자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했지만, 제조업·건설업의 고용 부진은 지속됐다. 특히, 건설업 취업자는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늘어난 데 비해 청년층 취업자와 고용률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연령별 양극화 현상도 뚜렷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787만8000명으로 1년전보다 13만5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일자리 사업 일시 종료 등 영향으로 5만2000명 줄었던 취업자 수가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직접·노인 일자리 사업이 재개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실제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이 11만9000명 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9만8000명), 정보통신업(8만1000명) 등도 취업자가 늘었다.
반면, 건설업 취업자는 16만9000명 줄며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는 건설 경기 불황 영향으로 9개월째 줄고 있으며 감소 폭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내수 침체로 도·소매업 취업자 수도 9만1000명 줄며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 부진으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5만60000명) 취업자 수도 7개월 연속 줄었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에 고용 충격이 집중됐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21만8000명 줄며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44.8%로 전년 동월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1년 1월(-2.9%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다. 지난달 15세이상 고용률이 61.0%로 1년 전과 같은 것과 대조적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력직 채용 비중이 커진 점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쉬었음’ 청년도 1년 전보다 3만7000명(10.3%) 늘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쉬었음’은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이들이다.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50대 취업자는 1만4000명 줄며 2021년 2월(-13만9000명) 이후 약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50대는 건설경기 악화, 내수 부진 등 영향으로 건설업·부동산업·도소매업에서 고용이 부진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정부 일자리 사업 증가로 60세 이상에서는 취업자가 34만명 증가했다. 30대에서도 취업자는 9만8000명 늘었다.
정부는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따른 인구효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취업자수 증가 폭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경기 하방 위험 등 향후 고용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올해 취업자 수가 최대 6만명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 직접 일자리를 1분기까지 120만개 이상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에서 민생경제점검회의를 열어 “중앙정부, 지자체 직접일자리는 신속 채용을 통해 1분기까지 역대 최대 수준인 120만개 이상을 창출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제 6단체는 올해 채용규모를 늘리고 채용 시기도 상반기로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