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동계AG]잘했어, 2등이야···‘의성BTS’ 피·땀, 아쉬움의 눈물

남자 컬링, 필리핀 못 넘고 ‘은메달’

감독 “20년은 더 나아갈 팀” 위로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대표팀 선수들. 하얼빈 | 연합뉴스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리나라 선수들이 단상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 하얼빈 | 연합뉴스

한국 남자 컬링 대표팀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컬링 대표팀 의성군청(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은 14일 중국 하얼빈의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필리핀에 3-5로 아쉽게 졌다.

남자 대표팀은 2007년 창춘 대회 이후 18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지만 필리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로 마쳤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의성BTS’란 이름을 지으며 야심차게 대회에 임했다. 아이돌 그룹 BTS처럼 세계를 호령하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하지만 스위스 국가대표 출신 귀화 선수로 구성된 필리핀의 벽은 높았다. 예선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는 6-1로 꺾었지만 결승에서는 좀처럼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1엔드 후공을 맡은 대표팀은 블랭크 엔드(후공 팀이 일부러 0점을 만들어 다음 엔드에도 후공을 유지해 다득점을 노리는 작전)를 펼쳤다. 2엔드에서 한국은 3∼4점 대량득점할 기회를 잡았으나 스킵 이재범의 마지막 샷이 얇게 맞아 우리 스톤을 밀어냈고 오히려 1점을 스틸당했다.

3엔드도 후공으로 시작한 대표팀은 1점을 만회했다.

4엔드 상대 후공에서는 우리의 샷 미스가 조금씩 나오며 2점을 내줬고, 1-3으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5엔드에서도 한국은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6엔드 상대 후공에서 1점을 스틸하며 3-3으로 균형을 맞추며 분위기 전환을 꿰한 한국은 7엔드에서 1점만 내주며 잘 틀어막았지만 8엔드 후공에서 1점을 스틸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필리핀이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시상대에 오른 건 전 종목을 통틀어 역대 최초다. 필리핀 컬링 대표팀은 역사적인 자국의 첫 동계 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이동건 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은 앞으로 20년은 더 나아갈 팀”이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 감독은 “지난달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 나가 보니 우리 선수들과 또래인 20대 초반 선수들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더라”라며 세계 컬링 판도가 5년 내로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그 중심에 의성BTS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의성BTS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큰 대회에서의 압박감과 긴장감을 이겨내고 경기 운영 능력 등 다양한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한다는 평가도 내렸다. “선수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감정이 그대로 표정으로 드러나는데, 그조차도 넘어야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