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기지사가 14일 오전 광주경영자총협회에서 ‘호남정신과 유쾌한반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 20대 대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를 하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던 이유에 대해 “열혈 민주당원이었던 아버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가 민주당에 입당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지사는 14일 오전 광주경영자총회 특강에서 아버지의 일기장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날 김 지사는 “언젠가 한 번 옛날 서류를 뒤적이다가 아버지의 일기장을 본 적이 있다. 날짜가 단기 4293년(서기 1960년) 3월 11일이었다”면서 “조그만 노트에 빼곡히 적힌 아버지의 일기를 봤더니 이렇게 쓰셨더라”며 일기장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김 지사는 “1958년도에 4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는데 저희 고향(충북 음성)에서 출마한 민주당 후보를 위해 죽을 힘을 다해서 뛰었다는 일기였다”면서 “하루에 7, 8곳을 다니고, 만나는 사람마다 코가 땅에 닿도록 ‘돈 없고, 빽 없고 권력 없는 민주당 후보가 불쌍하지 않냐. 찍어달라’고 선거운동을 하셨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자유당 시절 충청북도에서 민주당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척박한 환경이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아버지는 아주 ‘열혈 민주당원’이셨다”고 했다.
김 지사는 “그런데 기적적으로 그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이겼다고 한다”면서 “승리한 민주당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어 서울로 가면서 김 지사 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제일 수고 많았다.영원히 못 잊을 거요“라고 고마워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지사 아버지의 일기에 의하면 곧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불과 서너달 뒤에 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일기에는) 아버지의 그때 심정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었다”면서 “아주 절실하고 배반감에, ‘이게 꿈이냐 생시냐’면서 애통함과 분노에 찬 내용이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어머니가 (정계입문을 고민할 당시) 저한테 ‘(김 지사가) 정치를 안 했으면 했지만, 하려거든 민주당 가야지. (아버지가) 그렇게 열정과 젊음을 바쳤는데’라고 하시더라”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