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전 강원 춘천시 춘천지검 앞에서 강원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검찰 내부망에 ‘일제 치하 일본인 재판관보다 못한 헌재를 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이영림 춘천지검장(54·사법연수원 30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검찰 내부망에 ‘일제 치하 일본인 재판관보다 못한 헌재를 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이영림 춘천지검장(54·사법연수원 30기)을 규탄하고 나섰다.
윤석열 정권 퇴진 강원운동본부와 강원민주재단, 민주주의와 민생사회 공공성 실현을 위한 춘천공동행동은 14일 춘천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검찰청은 내란범을 옹호하고, 친일 망언을 한 이영림 지검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일제 재판부보다 못하다’라는 이 지검장의 글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민족자결주의에 따라 침략의 원흉을 처단한 안중근 열사를 사형이라는 극형으로 처벌한 일제 재판부를 옹호한 반국가적이며 반역사적인 극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는 고위공직자로서 엄격한 정치적 중립의무가 요구된다”며 “하지만 이 지검장은 스스로 친윤 검사임을 자임하며 헌재 심리 과정을 왜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15년 전 오늘은 안중근 의사가 일제 침략자들에 의해 부당한 판결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날”이라며 “검사로서 품위를 저버리고 근거 없는 주장으로 내란범을 옹호한 이 지검장은 항일 애국열사들과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회견 후 춘천지검 민원실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영림 춘천지검장은 지난 1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일제 치하 일본인 재판관보다 못한 헌재를 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암살로 검거돼 재판받을 당시 1시간 30분에 걸쳐 최후 진술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를 비판했다.
이 지검장은 “절차에 대한 존중이나 심적 여유가 없는 헌재 재판관의 태도는 일제 치하 일본인 재판관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21세기 대한민국 헌법 기관의 못난 모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30기로 수료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을 거쳐 2023년 9월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5월부터 춘천지검장으로 재직 중인 그는 2005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