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 넓은 바다로 가려면 더 넓게 트여야”
김부겸 “정치인은 공인…팬덤에 끌려가선 안 돼”
지역화폐 사업·52시간 예외 조항 등 당내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함께 회동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만남에 민주당 비이재명(비명)계는 “좋은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더 큰 차원의 실질적인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 친명 당원을 중심으로 한 ‘팬덤 정치’ 문화 해소,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예외 검토로 촉발된 우클릭 행보 논쟁 등 민주당과 이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14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지사의 전날 회동에 대해 “통합의 물꼬는 트였지만, 그 물꼬가 더 넓은 바다로 가려면 더 넓게 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전날 “내란 극복에 동의하는 모든 헌정 수호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선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나아가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탄핵 찬성 세력과의 통합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놔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고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일명 ‘적폐 청산’에 집중한 탓에 통합에 실패했다고 자성하며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분이라면 그 구상까지도 머릿속에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명계에선 이 대표와 김 전 지사 만남을 계기로 팬덤 정치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10년 사이 정치인들이 왜 국민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발언이 나오지 않는가 취재한 글을 보면 (정치인들이) 팬의 요구에 따라가기 때문”이라며 “정치인이 자꾸 거기에 빠져들어 가선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은 공인”이라며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팬들 요구에만 끌려다녀서는 공동체의 미래를 준비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전날 이 대표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기를 죽이려 했던 세력과도 손잡고 첫 번째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며 “팬덤 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당원들에게 토론과 숙의를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대폭 열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가 최근 강조해온 각종 정책 사안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광재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전날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발표한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지역화폐 사업 15조원이 반영된 점을 비판하며 “소비 진작은 필요하지만, 전 국민 25만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1조원만 있어도 500만원 소액 대출자 2000만명에게 1% 이자를 줄여 줄 수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상인의 현실 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영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반도체산업 연구·개발(R&D) 노동자의 주 52시간 예외 검토와 관련해 “노동시간을 다시 늘리는 시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라며 “더 이상의 구멍을 열어버리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