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소중한 희생 헛되지 않도록 할게”···눈물 속 치러진 ‘희생자 49재’

고귀한 기자    류인하 기자
또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49일째인 15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분향소에서 열린 49재 합동위령제에서 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또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49일째인 15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분향소에서 열린 49재 합동위령제에서 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의 넋을 기리고 작별을 고하는 49재 합동위령제가 지난 15일 엄수됐다. 유가족들은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조사와 함께 안전 사회를 위한 대책 마련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합동위령제는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1층 합동분향소에서 열렸다. 유가족을 비롯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위령제는 희생자 애도 묵념, 헌화·분향, 추모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엄숙하고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 진행된 위령제는 무대 스크린에 희생자 179명의 이름과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에 보내는 글귀가 띄워지자 이내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유가족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오열하거나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오열하는 엄마 곁에서 손수건을 건네는 세 살배기의 모습은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옆에 앉은 가족을 부둥켜 않거나 다독이며 슬픔을 억누르는 이들도 많았다.

제복을 입고 위령제를 찾은 일부 소방관들은 함께 합장을 하며 애도를 표했다. 공무원들은 분향소 뒤편에 나란히 선 채 묵념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박한신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사에서 “유가족들은 12월 29일 그날의 아픔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사랑하는 이들의 소중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철저한 조사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안전을 강화하겠다”며 “무엇이 잘못됐고 바뀌어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때까지 유가족의 편에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가족들은 위령제 이후 정부 관계자 등과 만나 사고 원인 등 향후 절차를 논의했다. 일부는 광주 무각사 지장전에서 열리는 대한불교조계종의 49재 봉행에 참여해 희생자를 기리고 안전 사회를 기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49재 위령제 이후에도 일부 유가족들은 무안공항을 오가며 향후 사고수습 과정을 지켜볼 방침이다. 합동분향소도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 관계자는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49재 위령제 이후에도 무안공항에 있는 합동분향소와 2층에 있는 구호텐트 등을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제주항공 여객기는 지난해 12월 29일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 인근 방위각 시설과 충돌해 폭발했다. 이 참사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16일 정부 등에 따르면 사고 조사를 진행 중인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위원회(사조위)는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충돌 직전 ‘4분 7초’의 기록을 복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기록은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핵심 단서이지만, 복구에 난항을 겪는 중이다. 사조위는 당시 관제사의 녹취록을 비롯해 공항 주변에 설치된 모든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 분석해 기록을 재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종합적인 사고원인규명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이승열 사조위 조사단장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전 국민의 관심사항인 만큼 조사기간이 1년을 넘길 경우 중간 보고서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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