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윤 탄핵 반대’ 집회에···민주당 “극우 인면수심, 금도 넘어”

박하얀 기자
지난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경찰 버스로 만든 차벽을 사이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왼쪽 사진), 반대(오른쪽 사진)하는 집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경찰 버스로 만든 차벽을 사이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왼쪽 사진), 반대(오른쪽 사진)하는 집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6일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광주에서 전날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두고 “민주주의 모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두환의 불법계엄으로 계엄군 총칼에 수천 명이 죽고 다친 광주로 찾아가 불법계엄 옹호시위를 벌이는 그들이 과연 사람인가”라며 “억울하게 죽임당한 피해자의 상가집에서 살인자를 옹호하며 행패부리는 악마와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어 “한달음에 저도 광주로 가고 싶었을만큼 불안했지만 광주는 역시 달랐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 민주주의를 향한 위대한 국민께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바로 옆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에 역시 대규모 인원이 몰리고, 두 집회가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된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일대에선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보수 성향 개신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연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여명 이상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광주에서 진행된 보수집회 중 최다 참석 인원이다. 같은 시각 광주지역 1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 주도하는 탄핵 찬성 집회도 열렸다. 주최 측 추산 2만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민주 항쟁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장소에서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주장이 분출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금남로는 1980년 5월 계엄령 철폐와 신군부 독재 퇴진을 요구한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서다 희생된 곳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SNS에 “극우세력들이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모독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모욕하는 자들의 만행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전날 논평에서 “단순한 집회를 넘어서, 피 흘려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지키신 광주 영령들과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며 “극우세력을 선동해 내란을 동조하고 대한민국 법치와 민주주의를 흔드는 국민의힘도 부끄러운 줄 알라”고 밝혔다. 최고위원인 전현희 의원은 “극우세력의 인면수심이 금도를 넘었다”라며 “민주화의 성지 광주 금남로에서 ‘제2의 전두환’인 윤석열 옹위 집회를 여는 금수만도 못한 만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탄핵반대 세력의 광주 집결에 의미를 부여하는 데 대해 선을 긋는 발언도 이어졌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SNS를 통해 “하나인 광주에 외인부대가 수많은 버스로 동원돼 절반으로 쪼개졌다는 주장은 억지”라며 “일부 개신교 신자들을 전국에서 동원한 것은 예수님의 정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원내 정책수석부대표인 김용민 의원은 “전두환도 어쩌지 못한 광주에서 한줌 내란극우 세력이 준동해도 민주주의는 흔들리지 않는다”라며 “광주의 품에서 치유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갑 지역구인 조인철 의원은 “금남로의 역사와 정신이 일부 극우세력에 의해 훼손될 뻔했지만, 광주의 민주시민들이 이를 지켜냈다”라고 말했다. 광주 광산을 지역구인 민형배 의원은 “광주 금남로 집회 발언 중 최고는 조영대 신부님 말씀이다. (조 신부가) 반대쪽 ‘세이브코리아 집회’를 향해 ‘이것들아, 여기가 어디라고 그 더러운 발을 들여놓느냐. 썩 물렀거라!’(라고 말했다)”라고 썼다.

앞서 광주 광산갑을 지역구로 둔 박균택 의원은 SNS에 강기정 광주시장이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가 신고한 5·18민주광장 집회를 불허한 데 대해 “타당한 처분”이라면서 “그들에게 어울리는 적합한 장소”로 광주광역위생매립장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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