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견지”…트럼프 취임 후 첫 회담

미 국무부 “최상목 권한대행에 대한 신뢰 강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대북제재 유지·강화”

중국 겨냥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 지지 표명”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MSC)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외교부 제공

한·미 외교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확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수립 과정에서 공조하기로 했다. 한·미·일 외교장관도 북한 비핵화 원칙을 확인했다. 3국은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대중국 견제 수위를 한층 높였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MSC)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두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면서 향후 대북정책 수립·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북·러 군사협력과 관련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이에 공조한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미국 국무부도 회담 이후 루비오 장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에 열려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고 발표했다. 루비오 장관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미동맹의 굳건함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권한대행 체제를 두고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에게 관세 문제 관련 긴밀한 협의에 따른 해결 의지를 밝히면서 상호 이익이 되는 해법을 모색하자고 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관계부처 간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관세 등 무역 분야는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3자 회담을 열고 한·미·일 협력 강화 기조를 확인했다. 이들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체제를 유지·강화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대북 압박을 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미국이 대북정책을 구체화하고 향후 북·미 협상에 나설 경우, 북한의 ‘핵군축’을 주요 목표로 삼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국 외교장관은 아울러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를 두고 힘 또는 강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에 반대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다. 이들은 특히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에의 의미 있는 참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3국 성명에 이런 표현이 들어간 건 처음이다. 이는 대만을 별도의 국가로 인정한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강경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더 많은 대중 견제 역할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