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 ‘빈곤’ 분석…“노인 단독가구 가장 배제돼”
1인 가구의 사회적 단절과 고립 정도가 전보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 개념을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관계 정도 등으로 세분해 분석한 결과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빈곤 개념 및 측정 동향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유진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은 2003년과 2021년 국민생활실태조사를 토대로 전체 가구와 1인 가구의 빈곤 정도를 분석했다. 자원의 결핍에 초점을 맞춘 ‘경제적 박탈’뿐 아니라 어려울 때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변인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 ‘사회적 배제’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진은 경제적 박탈과 사회적 배제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10개 문항을 정하고 ‘박탈 점수’(10점 만점)를 냈다. 박탈 점수가 높을수록 빈곤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경제적 박탈 정도는 전체 가구와 1인 가구 모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사회적 배제는 1인 가구에서 심화됐다. 경제적 박탈 영역 점수는 전체 가구는 1.13점에서 0.96점으로 낮아졌고, 1인 가구도 1.75점에서 1.72점으로 줄었다. 반면 사회적 배제 영역 점수는 전체 가구가 1.52점에서 1.47점으로 소폭 개선됐으나 1인 가구는 2.61점에서 2.83점으로 높아졌다.
연구진은 “1인 가구의 관계 단절과 고립이 더 심화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가구를 세분화하면 노인 단독 가구, 한부모·미성년자녀 가구, 비노인 단독 가구 순으로 사회적 배제 점수가 높았다.
1인 가구는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경제적 빈곤의 절대적 수준도 높았다. 상대소득 빈곤율, 주관적 빈곤인식률, 박탈의 평균점수 등 여러 지표를 살펴보니 1인 가구 유형 중 노인 단독 가구가 모든 영역에서 가장 빈곤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소득 빈곤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자칫 비노인 1인 가구와 한부모 가구의 박탈과 배제가 간과될 수 있다”며 다양한 가구 특성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