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재활 등판 생략 ‘이례적’
다저스 “오타니라서 가능” 신뢰

마운드 복귀를 준비하는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사진)가 수술 이후 첫 투구 훈련부터 강속구를 뿌렸다. 다시 보여줄 ‘투타 겸업’에 대한 기대감이 치솟는 동시에 그 준비 과정에 대한 궁금증도 쏟아진다.
오타니는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글렌데일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 14개를 던져 최고 구속 151㎞를 기록했다. 2023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첫 불펜 투구였다.
지난해에는 타자로만 뛰면서 메이저리그 첫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고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만장일치로 가져간 오타니는 올해 다시 투타 겸업을 준비한다. 타자로 출발한 뒤 5월께 마운드에도 오를 계획이다.
일반적인 투수는 부상에서 회복하면 실전 투구 감각을 찾기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경기를 먼저 치른다. 그러나 오타니는 그럴 수 없다. 지명타자로 매일 경기에 나서야 해 마이너리그로 가기 어렵다.
디애슬레틱은 “다저스는 오타니를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 없이 복귀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타니의 전 소속팀 LA 에인절스 시절이 참고 사례가 된다.
오타니는 2018년 시즌 뒤에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2019년에는 타자로만 출전하면서 다음 시즌 마운드 복귀를 위해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당시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그대로 두고 마이너리그 타자들을 에인절스 홈구장으로 호출해 오타니에게 실전 대신 시뮬레이션 피칭을 하게 했다.
다만 그 뒤 투타 모두 성적이 좋지 않았다. 코로나19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 오타니는 타자로 44경기에 나가 타율 0.190 7홈런, 투수로는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이닝 7실점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귀루 중 왼쪽 어깨가 탈구돼 11월 수술을 받았다. 이 부위도 회복 중이라 재활 과정을 마치기가 전보다 까다롭다.
그러나 다저스는 오타니의 완벽한 투타 겸업 복귀를 확신한다. 마크 프라이어 다저스 투수코치는 “오타니는 지난해 투수 재활을 병행하면서도 타자로 대성공했다. 훈련 방식에 굉장히 철저하고 자기 의견도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선수”라고 했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유례없는 일이지만 오타니라서 가능하다”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