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한 직업계고 학교에 붙어 있는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안내 포스터. 김원진 기자
직업계고에서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장려금 500만원을 이주배경 학생에게는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을 목표로 한 고교에 진학한 이주배경학생들이 1만명에 달해가는 상황에서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2018년부터 직업계고 졸업자 중 중소·중견기업 취업한 학생들에게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이하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직업계고 졸업자들의 취업에 동기부여를 하고 직장 안착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다. 입사한 회사에서 3개월 재직 시 200만원, 총 12개월을 재직하면 3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지난해 장려금 예산 총액만 1020억원이 책정됐다.
장려금 지급 대상은 지난해까지 ‘대한민국 국적자’로 한정됐다. 직업계고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들은 장려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비자 문제로 취업이 가능한 이주배경학생이 많지 않은 점을 감안했다는 것이 정부 측의 주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장려금 목적이 산업현장에 학생들이 남아 있도록 돕는 것인데, 이주배경학생의 체류기간이 비자 문제로 상대적으로 짧은 점 등이 고려됐다”고 했다. 그러나 재외동포 비자(F-4)로 체류 중인 고려인, 중국동포의 미성년 자녀들은 직업계고 졸업 이후 취업이 가능한데도 장려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직업계고 교사와 시도 교육청 담당자들 사이에선 “이주배경학생에게도 장려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충남의 한 직업계고의 취업 담당교사는 통화에서 “올해는 3학년의 절반이 이주배경학생인데, 이 학생들에게 ‘너흰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달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서울의 한 직업계고 교사는 “누군가에게 500만원이 큰 돈이 아닐 수 있지만 이주배경학생들에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지원금”며 “부모님들이 한국에 체류하며 세금 납부도 하고 있는데, 정작 장려금 지원에선 빠져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직업계고에 다니는 이주배경학생들의 자격증 취득비 등 부담이 적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사각지대 이주배경 학생 지원 사업(1인 100만원)을 진행할 때에도 “학생들이 취업 전후로 영상편집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만만치 않은 비용을 쓴다”는 현장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직업계고에 진학하는 이주배경학생은 빠르게 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11일 공개한 통계를 보면 직업계고의 한 종류인 특성화고 이주배경학생은 2012년 792명(0.2%)에서 지난해 8668명(5.1%)까지 증가했다.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30%를 넘는 학교는 지난해 100개였다. 교육부는 같은 날 이주배경학생 맞춤형 교육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최근 이주배경학생의 진학이 늘어나고 있는 직업계고에 체계적인 교육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